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영등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감염 검사를 받고 있다. 전날 민주당 최고위원회의를 취재했던 기자가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같은 장소에 있었던 이 대표도 검사 대상으로 분류됐기 때문이다. 연합뉴스
코로나 확진자 발생으로 인한 초유의 ‘국회 셧다운’으로 차기 지도부 선출을 앞둔 더불어민주당에 비상이 걸렸다. 29일 전당대회는 예정대로 치르겠지만, 가뜩이나 흥행이 부진한 가운데 ‘지도부 자가격리’ 사태까지 빚어지면서 새 지도부 선출 뒤 지지율이 오르는 ‘컨벤션 효과’는 난망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안규백 전국대의원대회준비위원장은 27일 보도자료를 통해 “많은 국민과 당원분들의 우려가 있겠지만, 이미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및 3단계에 맞춘 전당대회 행사계획을 수립했고,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며 “오늘 진행되는 당 지도부의 코로나 검사 결과와 당국의 지침에 따라, 당 지도부의 축사는 영상 메시지 등으로 대체하는 등 방역지침을 절대적으로 준수해 대회의 정상적 개최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전당대회를 앞둔 당의 분위기는 뒤숭숭하다. 유력 당권주자인 이낙연 후보는 라디오 생방송 스튜디오에 나갔다가 ‘밀접접촉자’로 분류돼 지난 19일부터 2주간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이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오는 31일까지는 자가격리를 해야 하는 탓에 당선 인사도 ‘온라인’으로 해야 할 판이다. 진성준 전국대의원대회준비위 간사는 “이 후보가 당선되면 미리 녹화한 동영상으로 인사를 할 방침”이라고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처음부터 ‘어대낙’(어차피 대표는 이낙연)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구도가 일방적이었고, 코로나19뿐 아니라 수해, 태풍까지 겹치면서 집권여당의 전당대회가 국민들 관심사에서 사라졌다”고 푸념했다.
민주당이 유일하게 위안 삼는 것은 예상보다 높은 온라인 투표율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오늘 오전 기준으로 대의원 투표율은 70%를 넘었고, 권리당원 투표율도 지난번 전당대회보다 높다”며 “코로나19와 수해 등으로 민심이 흔들리니 위기감을 느낀 당원들이 결집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2년 전 치러진 전당대회 당시 대의원 투표율은 75.3%였고, 권리당원은 34.7%였다.
당 관계자들은 예고된 흥행 부진에도 불구하고 ‘컨벤션 효과’에 대한 기대를 완전히 접지는 않는 분위기다. 민주당의 또 다른 관계자는 “온라인 전당대회인데다 분위기가 너무 달아오르지 않으니 컨벤션 효과가 미미하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최근 코로나 재확산 위기 속에서도 당 지지율은 회복되는 분위기인 만큼 전당대회 뒤 당 지지율이 어떻게 변할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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