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화상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일 “추석 전날 가수 나훈아씨가 우리의 마음을 속 시원하게 대변해줬다. 제1야당에 부과된 숙제가 분명해졌다”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긴급의원총회에서 “국민과 손잡고, 국민의 힘으로 목숨을 걸고 이 나라를 지켜야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나훈아는 지난달 30일 <한국방송2>(KBS2)에서 방영된 공연에서 “이 나라는 바로 오늘 여러분이 지켰다. 내가 살아오는 동안에 왕이나 대통령이 국민 때문에 목숨을 걸었다는 사람을 한 사람도 본 적이 없다”며 “국민이 힘이 있으면, 위정자가 생길 수 없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주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북한군의 어업지도원 피격사건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특혜 휴가 의혹 등을 언급하며 “법이 법이 아닌 암울한 시대가 도래했다. 문재인 정권은 법무부와 검찰, 사법부와 헌법재판소를 장악했다”고 반발했다. 또 “헌법마저 자신들의 통치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 이제 우리 국민에게 남은 것은 국민 저항권밖에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야권은 나훈아의 발언을 부각하는 메시지를 연일 내고 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지난달 30일 나훈아의 공연을 본 뒤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힘도 나고 신이 났다. 그런데 한켠으론 자괴감도 들었다”며 “20년 가까이 정치를 하면서 나름대로 애를 쓰곤 있지만, 이 예인에 비하면 너무 부끄럽기 짝이 없기 때문”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전날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도 페이스북에 “권력도, 재력도, 학력도 아닌, 그가 뿜어내는 한 소절, 한 소절, 한 마디, 한 마디가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묶고 움직이고 위로했다”며 “영원히 우리와 함께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적었다.
이날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화상 회의 방식으로 추석 민심을 공유했다고 최형두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이 밝혔다. 최 대변인은 “코로나19로 힘겨운 경제, 서민 생활, 전통시장 상황, 북한군의 대한민국 공무원 총격 소훼 사건, 추미애 장관 아들 군무이탈혐의 검찰 불기소 등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높았다고 의원들이 전했다”고 했다.
또 “개천절 드라이브 스루 집회와 관련, 문재인 정권의 편 가르기 방역 정치에 악용당할 소지가 크다는 우려도 많았다. 국민의힘은 드라이브스루 집회에 참여하지 않는다”면서도 “국민의 기본권에 관한 행정법원의 판단을 정부도 존중해야 한다고 여러 의원이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은 추석 연휴 동안 전국 각지에서 1인 시위를 하고 북한군의 어업지도원 피격사건에 대한 정부 대응을 비판하고 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