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당대표 선거 결선에 진출한 김종철 후보(왼쪽)와 배진교 후보(오른쪽)가 6일 서울 마포구 한겨레신문사에서 당대표 후보 토론을 하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정의당 당대표를 뽑는 결선투표가 진행 중인 가운데 1차 투표에서 1·2위를 한 김종철·배진교 후보가 6일 오후 ‘한겨레 라이브’에 출연해 위기에 처한 당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각자의 입장을 밝혔다. 두 후보 모두 당이 처한 위기가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그 원인을 두고 김 후보는 “차별화 부족”을, 배 후보는 “효능감 부족”을 꼽았다.
배 후보는 “과거 정의당은 의석수는 적어도 사회의 좌표와 비전을 제시하고 선도하는 역할을 해왔다”며 “하지만 지금은 국민들이 정의당이 있어야 하느냐는 물음을 던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정의당의 효능감을 국민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그 방법은 고 노회찬 전 원내대표가 말했듯 더 낮은 곳으로 향하는 대중정당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김 후보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겨뤄도 뒤지지 않도록 당대표가 차별성 있는 정책을 내놓고 당원과 국민들에게 다가가야 한다”며 “2002년 부유세, 무상의료, 무상교육을 주장했던 것처럼 지금 시대에 맞는 차별성 있는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진보정당으로서의 ‘선명성’을 정의당이 보완해야 할 취약점으로 짚은 것이다.
판세를 가를 최대 변수로 떠오른 ‘후보자 간 연대’에 대해서도 의견을 밝혔다. 1차 경선에서 4위를 한 김종민 전 후보와 연대한 김종철 후보는 “배진교 후보가 ‘이념정당이 아닌 대중정당으로’라는 내용의 홍보물을 낸 것을 보고 나도 김 전 후보도 모두 충격을 받았다. 당이 진보 이념을 강화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는 점에서 일치했고, 그래서 연합한 것”이라고 밝혔다.
1차에서 3위를 한 박창진 전 후보의 공개 지지를 받은 배 후보는 “고 노회찬 전 대표가 낡은 운동권 정당을 탈피하고 진보의 세속화를 이뤄야 한다고 연설한 것을 최근에 다시 봤다. 우리 두 사람의 연대는 정의당 창당정신대로, 차이는 좁히고 공통의 지향은 높인다는 입장을 바탕으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1·4위 연합인 김종철-김종민 조가 선명 노선을 강조하는 ‘독자파’에 가깝다면, 2·3위 연합인 배진교-박창진 조는 대중 노선을 앞세운 ‘실용파’로 분류된다.
현직 국회의원과 원외 인사의 경쟁 구도와 관련해선, 김 후보가 “1차 투표에서 당원들이 나를 1위로 만들어준 것은 의원이냐 아니냐가 아니라, 누구에게 당대표의 비전이 있는지, 다른 당과 제대로 논쟁하고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후보가 누군지를 판단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자 배 후보는 “지금 정의당은 원내와 원외가 전원 공격, 전원 수비를 해야 한다. 원내·원외를 아우르는 리더십이 필요한데, 이 역할은 현역 국회의원이 적격”이라고 맞받았다.
내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정의당의 후보 공천 여부에 대해선 두 후보 모두 ‘민주당의 후보 공천 여부와 무관하게 정의당은 시민사회단체와 다른 진보정당 등과 연대해 후보를 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아들의 군 휴가 연장과 관련한 추미애 법무장관의 거짓말에 대해선 모두 비판적이었고, 당의 여성주의 색채를 강화해야 한다는 생각도 동일했다.
정의당 대표 선거는 5일부터 9일까지 온라인 등을 이용한 전당원 투표로 이뤄진다. 결과는 9일 발표된다.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