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월 국회 본회의에서 ’유치원 3법’(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개정안)이 통과된 뒤 유은혜 교육부 장관 등과 기뻐하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와 그 이듬해까지 펼쳐질 대선 레이스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내에 세대교체 움직임이 싹트고 있다. 당내 ‘70년대생’ 쌍두마차인 박용진 의원이 대선, 박주민 의원이 서울시장 도전 의사를 내비치면서다. 두 의원은 지난 21대 총선에서 각각 서울 최다득표(박주민)와 서울 최다득표율(박용진)을 기록했다.
박주민 의원은 지난 9일 저녁 <시비에스>(CBS) 라디오에 출연해 “(서울시장 출마 여부는) 여러 사람이 권유도 해주고 그래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결심한 상태는 아니다”라고 덧붙였지만, 정치권에서는 박 의원의 출마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는 주변 의원들에게 ‘출마할 테니 도와달라’고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거론되던 박용진 의원은 같은 날 오전 <광주문화방송>(MBC) 라디오 ‘황동현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서울시장보다는 정치개혁 과제를 고민하고 있다”며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설에 선을 그었다. 대신 “정치개혁 과제를 해결하고 우리 사회 전체에 혁신 에너지를 만들어 나가는 데 집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대선 도전을 준비 중이냐는 질문에 “진지하게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당내에선 ‘포스트 586그룹의 등장’이라며 두 의원의 도전을 대체로 반기는 분위기다. 당 관계자는 “충청권에서는 강훈식 의원이 1위를 하는 등 재선 의원 중 70년대생들의 21대 총선 득표율이 모두 높다. 젊은 정치인에 대한 유권자들의 소구가 있는 것”이라며 “당의 주요 지지층인 3040의 지지를 끌어낼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두 의원 모두 강점만큼 한계점이 뚜렷해 이를 어떻게 극복하는지가 관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세월호 변호사’로 국회에 입성한 박주민 의원은 친문(재인) 그룹 및 열성 지지층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이 큰 강점이다. 반면 젠더·노동·환경 등 여러가지 현안을 다루는 데 비해 ‘구체적인 성과가 약하다’는 지적이 있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에서 활동하다 2012년 민주통합당(현 민주당)에 합류한 박용진 의원은 ‘유치원 3법’ 등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냈다는 게 큰 강점이다. 그러나 20대 국회 당시 당내 대표적인 비문 그룹인 ‘조금박해’(조응천·금태섭·박용진·김해영)의 일원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당심을 얻기 힘들 수 있다는 점은 한계로 꼽힌다. 당 관계자는 “본질은 두 의원이 서울시장 및 대통령감이 되느냐이다. 앞으로 정치력과 리더십·비전을 보여줘야 할 과제가 있다”고 말했다.
김원철 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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