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13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에게 살인자라고 하지 않았다. 어디서 가짜뉴스가 나오나 했더니 여기서 나오는군요!”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이 13일 국회 운영위에서 ‘버럭’했다. 노 실장이 지난 4일 국정감사에서 8·15 광화문집회 주동세력을 향해 “살인자”라고 말한 데 대해 국민의힘 의원들이 ‘국민을 향해 살인자’라고 한 것이라는 취지로 계속 얘기하자 결국 화를 내고 만 것이다.
국민의힘 김성원 의원이 민주노총의 주말집회 계획 등을 언급하며 “집회시위와 관련해서 노 실장이 똑같은 잣대를 적용해야 한다. 민중공동행동에 대해서도 살인자가 될 수 있다고 말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노 실장은 “이렇게 엄중한 시기에 집회가 허가되어선 안 된다는 말씀에 대해 집행할 때 참고하겠다”고 하자 김 의원은 재차 “살인자가 될 수 있다고 강력하게 말해달라”고 재촉했다. 그러자 노 실장은 “제가 지난번에 과하다고 했다는 표현을 다시 하라는 말씀이냐”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그러자 운영위원장인 민주당 김태년 의원도 노 실장을 말리고 나섰다. 김 위원장은 “실장님, 그렇다고 그렇게 반응을 보이면 어떡하냐”고 했고, 노 실장은 “(지난 발언은) 국민에게 한 말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앞서 노 실장은 지난 4일
국회 운영위의 청와대 국정감사에서 8·15 광화문집회를 주동한 보수세력에 대해 “살인자”라고 하면서 여야 간 설전이 오가기도 했다.
한편 노 실장은 정부가 민주노총 등 집회를 허용한 것과 관련해 “보수단체든, 진보단체든 동일한 기준으로 집합금지구역이 아니라면 99명까지 집회를 신청한 곳은 다 허가를 내주고 있다”고 말했다. ‘8·15 집회 당시는 집회를 차단하고, 이번에는 집회를 막지 않고 있다. 기준이 다르게 적용되는 게 아니냐'는 정희용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진영의 문제는 절대 아니다”며 이렇게 답변했다.
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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