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국회·정당

‘비번 해제법’ 비판에 한발 물러선 추미애

등록 2020-11-16 18:54수정 2020-11-17 02:11

법사위서 법 제정 질문받고
“법안 말한 것 아냐…연구단계” 답변

여당서도 부정적 의견 잇따라
“국민공감 부족” “금도 넘어”
청와대도 거리 “법무부-당 문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휴대전화 비밀번호 해제법’ 제정을 검토하라고 지시해 법조계와 시민사회의 거센 반발을 불렀던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입법 추진 여부를 묻는 야당 의원의 질의에 “연구 단계”라며 한발 물러섰다.

1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추 장관은 비밀번호 해제법 제정 추진을 묻는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법안을 말한 것은 아니다. 디지털 시대에 해외에 서버를 두고 패스코드(숫자로 이뤄진 비밀번호) 등으로 (내부 정보를) 관리하면, 압수수색 영장이 있어도 범죄를 밝혀낼 수 없다”며 “디지털 시대를 대비한 연구 단계”라고 해명했다.

앞서 법무부는 지난 12일 “<채널에이> 사건 피의자인 한동훈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사례와 같이 피의자가 휴대폰 비밀번호를 악의적으로 숨기고 수사를 방해하는 경우, 외국 입법례를 참조해 법원의 명령 등 일정 요건하에 그 이행을 강제하고 불이행 시 제재하는 법률 제정을 검토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참여연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서울지방변호사회 등 시민단체와 야당으로부터 ‘피의자의 진술거부권 등을 침해하는 위헌적 발상’이란 비판이 빗발쳤다.

추 장관의 입장 변화는 여당 내부에서조차 “국민적 공감대를 얻기에는 아직 부족한 상황”(박범계 의원)이라며 ‘신중론’이 나오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박 의원은 16일 <시비에스>(CBS) 라디오에 나와 “민주당은 전통적으로 개인의 인권을 우선시해왔다. 엔(n)번방 사건, 소위 검·언 유착 사건처럼 디지털 증거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것은 사실인데 국민적 공감대를 확보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하지 않느냐”고 했다. 박성민 민주당 최고위원도 <한국방송>(KBS) 라디오에 나와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푸는 것이 의무사항이 되기 시작하면 별건 수사를 할 수 있는 위험이 크다”며 “헌법상의 가치라든지 넘어서는 안 되는 금도가 있다”고 부정적 의견을 나타냈다. 당 관계자는 “우리도 말이 안 되는 법이라는 건 인정하지만, 전쟁 중인 장수를 우리가 공개적으로 비난할 수는 없지 않으냐”고 했다.

청와대도 이번 사안과는 거리를 두는 분위기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법무부와 당이 조율해야 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청와대가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현안 리스트에 들어 있지 않다는 뜻이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추미애 장관이 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고만 했다. 추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벌이는 싸움판에 청와대가 직접 발을 담그지 않겠다는 속내가 읽힌다. 청와대 사정에 밝은 여권 관계자는 “검찰개혁의 우군으로 여겼던 시민단체들의 반대가 빗발치는데도 청와대가 아무런 입장도 내놓지 않는 것은, 추 장관의 저런 행동이 윤석열 총장 쪽을 압박하는 카드로 유효성이 작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 아니겠느냐”고 했다.

노지원 정환봉 이완 서영지 기자 zon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1.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2.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3.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4.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5.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