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외신기자클럽 초청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북한이 핵을 절대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가져간다면 우리도 핵무장에 대해 생각을 다시 해볼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6월 비대위원장으로 취임한 뒤 연일 외연 확장을 꾀했던 김 위원장이 안보 분야에서 강경 시각을 공식적으로 내비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외신기자클럽 초청 간담회에서 ‘핵무기를 발달시키자고 주장하는 보수 진영이 많은데 어떤 입장이냐’는 한 외신기자의 질문을 받고 “핵무장과 관련 일부 보수 세력이 북한의 비핵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핵무장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요구가 있는 게 사실”이라며 “북한이 핵을 절대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가져간다면 우리도 핵무장에 대해 생각을 다시 해볼 필요가 있지 않은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한-미동맹 하에서 미국의 핵우산 제공, 주한미군의 핵무기 주둔이 불가능한 경우를 전제로 언급한 뒤 이렇게 말했다. 그간 국민의힘에서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 원유철 전 의원, 조경태·한기호 의원 등 ‘안보 강경파’ 의원들이 주로 ‘한반도 핵무장’을 주장하며 문재인 정부의 안보 정책을 질타하는 목소리를 낸 바 있다.
김 위원장은 또 간담회에서 “조 바이든 미국 정부가 북한과 비핵화 협상을 시작한다고 해도 지금까지 북한의 태도를 볼 때 큰 진전이 있으리라고 보지는 않는다”며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에는 현 정부가 추진하는 대북정책이 종전과 똑같은 방식으로 유지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위원장은 ’미-중 갈등 아래에서 한국의 외교적 입장은 어떠해야 하는지’ 질문을 받고는 “굳건한 한미동맹 관계를 기반으로 해서 중국과 우리를 별도의 관계로 유지하는 게 대한민국이 취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답했다. 또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등 미국이 추구하는 가치와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가 거의 같은 입장에 있고 오랜 동맹관계를 갖고 있기 때문에 이를 외교의 지평으로 삼을 수밖에 없다”면서 “중국과 우리의 관계는 경제적으로 상호 필요 때문에 이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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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야권연대? 지금 그런 세력이 존재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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