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8일 오전 정부과천청사에 마련된 청문회 준비 사무실에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변창흠 후보자가 서울주택도시공사 사장 재직 시절인 2016년 6월30일, ‘건설안전사업본부 부장 회의’에 참석해 발언한 회의록.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실 제공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2016년 서울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 사고와 관련 “걔(김군)만 조금 신경 썼으면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될 수 있었다”며 고인의 책임을 묻는 발언을 했던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서울주택도시공사(SH)로부터 제출받아 18일 공개한 ‘2016년 6월30일, 건설안전사업본부 부장 회의록’을 보면, 당시 서울주택도시공사 사장이었던 변 후보자는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사고’에 대해 “아무것도 아닌 일”이라고 규정했다.
회의록을 보면 변 후보자는 “최근 구의역 사고를 보면 정말 아무것도 아닌 일 때문에 사람이 죽은 것이고, 이게 시정 전체를 다 흔든 것”이라며 “마치 시장이 사람을 죽인 수준으로 공격을 받고 있는 중이다. 사장이 있었으면 두, 세 번 잘렸을 정도”라고 했다.
그러면서 “하여튼 어마어마한 일인데 하나하나 놓고 보면 서울시 산하 메트로로부터 위탁받은 업체 직원이 실수로 죽은 것”이라며 “사실 아무것도 아닌데 걔(김군)만 조금만 신경 썼었으면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될 수 있었는데 이만큼 된 것”이라고 했다.
이 회의록을 공개한 김 의원은 “총체적인 시스템 부실이 초래한 인재 참사를 두고 업체 직원이 실수로 사망한 것으로 치부하는 등 희생자를 모욕하는 발언을 했다”고 비판했다. 장혜영 정의당 원내대변인도 변 후보자의 발언이 공개된 이후 논평을 내어 “오늘도 어딘가에서 위험과 죽음을 무릅쓰고 위태롭게 일하고 있는 모든 김군들에게 진심을 담아 사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논란이 커지자 변 후보자는 이날 오후 늦게 사과문을 내어 “4년 전 제 발언으로 인해 국민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치게 되어 죄송하게 생각한다. 특히 저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입으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앞으로 공직 후보자로서 더 깊게 성찰하고 더 무겁게 행동하겠다”고 밝혔다.
2016년 5월28일 비정규직 직원이었던 김아무개군(당시 19살)은 스크린도어 오작동 신고를 받고, 홀로 점검에 나갔다가 승강장에 진입하던 열차와 스크린도어 사이에 끼어 사망했다. 검찰은 인력 운영 상태를 관리·감독하지 않는 등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며 정비용역업체 대표와 서울메트로 대표 등을 재판에 넘긴 바 있다.
김미나 진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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