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 추천위원회 6차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르면 29일에 단행될 것으로 보이던 개각과 청와대 개편이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쇄신의 폭과 대상, 시기를 둘러싼 문재인 대통령의 고민이 그만큼 깊다는 방증이다.
청 관계자 “오늘 내일 예정된 인사 발표 없다”
청와대 관계자는 28일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한 ‘29일 청와대 개편 및 개각설’과 관련해 “그날 예정된 인사 발표는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많은 언론들이 청와대 인사 발표가 임박한 것처럼 썼던데, 확실한 건 오늘(28일)과 내일(29일) 예정된 인사는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영민 비서실장과 김상조 정책실장 교체설과 관련해선 “노 실장은 지난번 사의 표명 이후 대통령께 공식적으로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힌 적이 없다. 김 실장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두 사람 모두 최근 ‘사의’로 해석될 만한 말을 주변 사람들에게 건넨 수준이라는 것이다.
청와대는 다만 교체 계획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았다. 시기가 문제일 뿐 청와대든 내각이든 쇄신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또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당의 압력이 굉장히 세다”고 했다. 내각 뿐 아니라 청와대 쇄신에 대한 요구 수위가 높다는 뜻이다. 당에서는 최근 부동산 문제에 더해 코로나 재확산 국면에서 백신 확보 지연 논란까지 확산되면서 김상조 실장은 확실히 교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당내에선 김 실장 후임으로 유영민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의 이름까지 거론된다.
박영선은 사퇴 의사 한 번도 안 밝혀
청와대 개편의 핵이 노영민·김상조 실장이라면, 내각은 사의를 밝힌 추미애 장관의 뒤를 이을 후임 법무부 장관이 누가 되느냐다. 민주당 안팎에선 박범계·소병철 의원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그밖에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2018년 9월~),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2018년 9월~),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2019년 4월~) 등 ‘장수 장관’의 이름이 개각 대상에 오르내린다. 박영선 장관의 경우, 당에서 서울시장 후보 차출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지만 박 장관은 여전히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의 고민이 깊다. 최종 결정이 어떻게 내려질 것인지는 우리도 알 수 없다”며 “교체대상으로 거론된 분들이 느끼는 압박감이 상당한 것은 사실”이라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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