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국회·정당

김종인, 안철수-오세훈 만남에 불같이 화낸 이유는?

등록 2021-01-11 17:43수정 2021-01-11 18:00

김종인 비대위원장 일문일답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1일 ‘단일화 회동’을 앞둔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향해 “상식에 맞지 않는 일을 하고 있다”고 거세게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단일화 실패로) 3자 구도로 가더라도 국민의힘이 이긴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아래는 김 위원장과 <한겨레>의 일문일답.

—오늘 비대위에서 단일화 회동에 대해 언급한 취지는?

“(서울시장에) 출마하는 건 자유인데, 단일화 협상을 어떻게 안철수 대표와 오세훈 전 시장, 둘이서 한다는 것인가? 말도 안 되는 짓을 하고 있다. (오 전 시장이) 당을 대표하는 사람도 아니고 단일화 협상을 둘이 한다는 게 (말이 되는가). 정치인들이 상식에 안 맞는 짓들을 하고 있다. 안철수 저 사람은 지금 우리 당 (사람들)을 상대로 여기저기서 만나면 뭐가 될 줄 아는데, 그런 식으로 아무 것도 안 된다. 단일화도 질서가 있어야 한다.”

거침없는 비판을 쏟아낸 김 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도 안 대표를 중심으로 흘러가는 야권 단일화 협상 구도에 대해 상당한 시간을 할애해 비판을 쏟아냈다고 한다. 한 비대위원은 <한겨레>에 “이날 김 위원장은 보궐선거를 앞두고 당내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화가 잔뜩 나 보였다. 화난 이유는 세 가지로 요약되는데 오 전 시장의 이상한 조건부 출마 선언과 오세훈-안철수 회동, 정진석 공관위원장의 당 대 당 통합 발언이었다”고 전했다.

—두 사람의 회동이 국민의힘과는 무관한 일이라는 얘긴가?

“(오세훈) 본인이 조건부 출마하는 건 개인 문제지, 우리 당하고 관계가 없다.”

—오 전 시장이 조건부 출마선언을 한 뒤 만나지 않았나?

“(만나긴 했으나) 나하고는 공감대를 형성한 게 하나도 없다. (그가 안철수와 만나는 건) 당 입장과 무관하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 전 시장과 안 대표의 ‘단일화 회동’에 대해 비공개 회의 시간의 절반 가까이를 할애하며 신랄한 비판을 쏟아냈다고 한다. 앞에 언급한 비대위원은 “김 위원장이 ‘무슨 출마를 제3자 이름을 들먹거리면서 하나. 당당하지 못하다. 안 대표를 만나겠다고 하는데, 그렇게해서 얻는 정치적 이득이 대체 뭐냐’는 취지로 오 전 시장을 비판했다”고 했다. 출마 명분 확보를 위한 개별적 단일화 논의는 당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더러 안 대표의 몸값만 높여준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진석 공관위원장은 ‘선통합 후단일화’ 주장했는데.

“아침에 내가 직접 (정 위원장에게) 물어봤더니 통합이란 취지는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지금 단계에 무슨 합당을 하겠나? 현 단계에서 합당할 이유는 전혀 없다. 우리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잘 하면 된다.”

김 위원장은 정진석 공관위원장을 포함한 당 내 중진들의 ‘선통합 후단일화론’을 언급하며 “여기가 콩가루 집안이냐”며 격노했다고 한다. 오 전 시장과 정 위원장 등이 당 지도부와의 사전 논의 없이 ‘당 대 당 통합론’을 점화한 것에 강한 불쾌감을 드러낸 것이다.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건 김 위원장도 얘기하지 않았나?

“단일화는 우리 당 후보가 완전히 정해진 다음에, 3월에나 가야 논의할 수 있다. 지금은 우리가 단일화에 대해 얘기할 게 없다. 공관위는 우리 당의 후보 내는 것 말고는 다른 역할이 전혀 없다. 우리 당 후보를 내는 과정에 집중해야 한다. 안철수 대표에 대해서 얘기할 필요가 없다.”

김 위원장이 예상하는 단일화 시간표는 명확했다. 각 당의 후보가 정해지는 3월은 되어야 단일화 논의도 현실화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또 다른 비대위원은 “재보선을 총괄하는 김 위원장이 선거 관리 차원에서 가이드라인을 정하고, 다른 목소리는 내지 말라는 경고를 한 것이다. 우리 당의 후보가 정해지기 전에는 안철수라는 이름은 언급도 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장 선거가 민주당-국민의힘-안철수 대표의 3자 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은 얼마나 되나?

“단일화를 하자고 하다가 자기(안철수)로 단일화 안 된다면 (충분히 가능하다.) 그 사람이 출마하면 할 수 없는 거지 어떻게 하겠나.

—단일화는 자신이 후보가 안 되더라도 승복하는 걸 전제로 하지 않나?

“안 대표의 과거 행적으로 미뤄볼 때, 본인으로 단일화가 안 돼도 단독 출마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본다. 하지만 그러더라도 우리가 이긴다. 그러니까 우리가 지금 안 대표에게 관심을 둘 필요가 없다는 거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에도 당 비대위원들에게 1995년 3파전에서 승리한 민주당 조순 전 서울시장 사례를 언급한 바 있다. 선거 초반 무소속인 박찬종 후보가 앞섰지만 결국 제1 야당 소속인 조 후보가 당선됐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의 이런 자신감은 6주 연속 민주당을 앞선 여론조사 결과를 보며 한층 강화된 것으로 보인다. 리얼미터가 <와이티엔>(YTN) 의뢰로 지난 4~8일 전국 18살 이상 유권자 2513명을 조사한 결과(신뢰수준 95%, 오차범위 ±2.0%포인트), 국민의힘 지지율이 33.5%(지난주 대비 3.1%포인트 상승)로 29.3%를 기록한 민주당(0.4%포인트 하락)을 오차범위 밖으로 따돌렸다(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조).

당에서는 ‘안 대표 이야기만 나오면 격앙’되는 김 위원장에 대해, “재보선 결과에 비대위의 운명이 걸린 상황인 만큼 당연한 일”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한 의원은 “재보선 결과가 대선은 물론 비대위 성공 여부에 대한 평가와 직결될 수밖에 없는 만큼 대표는 당 후보자를 만들어내기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두 달 안에 안철수를 이길 자체 후보자를 키워낼 수 있느냐. 안철수와의 연합은 필수다”라는 현실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한 중진 의원은 “우리 당 후보가 될 수 있는 안 대표를 향해 ‘단일화 경선에서 져도 출마할 것’이라고 깎아내릴 필요가 있나. 현명하지 못한 발언”이라고 꼬집었다.

장나래 기자 win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1.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2.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3.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4.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5.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