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욱 공수처장 후보자가 13일 오전 청문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이마빌딩에 도착해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공수처장) 후보자가 지난해 11월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에 제출한 서면답변에서 검찰개혁에 대해 “여야 간 이견이 없다”고 답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겨레>가 17일 입수한 김 후보자 서면답변 일부를 보면, 거의 모든 질문에 뚜렷한 입장 표명 없이 쟁점을 피하는 형태로 일관했다.
그는 검찰개혁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국민 기본권을 보호하고 적법절차를 준수하는 검찰 본연의 역할과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검찰이 개혁되어야 하고, 이 방향성은 여야 간 이견이 없다”고 답했다. 또 ‘공수처가 임기 말 정권 비리를 덮기 위한 것이란 주장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는 아예 답하지 않았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간 갈등에 대해서도 “국민들이 걱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법과 원칙에 따라 국민을 위하는 대승적 차원에서 원만하게 해소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여야 간 이견이 크게 엇갈려 공수처장 후보 추천을 받기 위한 고육책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애초 검찰개혁에 대한 뚜렷한 견해를 갖추지 못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일 수 있는 대목이다.
한편, 김 후보자는 17일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서면질의답변서에서 “공수처는 품격 있고 절제된 수사로 합리적인 결론을 도출하는 기관이 돼야 한다”며 “권력기관 간 견제와 균형을 확립함으로써 국민의 신뢰를 받는 수사기구로 인식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또 내부 감찰 기구에 대해 “정치적 외압이나 내부 이해관계에 영향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감찰할 수 있도록 외부 인사로 충원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공수처의 첩보 수집 업무’에 대해서는 “공수처가 직접 정보를 수집하는 형태는 바람직하지 않고, 고소·고발, 언론 등을 통한 소극적이고 제한된 형태를 통해 수집된 수사 단서로 수사를 착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답했다.
오연서 정환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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