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보수 야권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3기 새도시 투기 의혹을 계기로 삼아 ‘정권 심판론’에 불을 붙이고 있다. ‘역대 최악 불공정 정권’, ‘부패세력’, ‘국민의 기생충’ 등 현 정권을 겨냥한 수위 높은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1일 비대위 회의에서 “이번 엘에이치 부동산 투기는 문재인 정권 불공정의 완결판”이라며 “문 정권이 입시·병역·부동산 등 우리 사회의 3대 공정 이슈 중 특히 부동산에서 민심의 역린을 크게 건드렸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금 많은 국민이 문재인 정권을 역대 최악의 불공정 정권이라고 얘기한다. ‘촛불 정권’을 자칭하는 이 정권에 대한 기대감이 국민적 분노로 변해 민심이 매우 흉흉해졌다. ‘촛불 배신 정권’이라는 비판까지 나온다”며 “공정의 가치를 총체적으로 무너뜨린 정부에 국민적 분노와 엄중한 심판이 4월 보궐선거를 통해 표출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4·7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이번 투기 의혹을 고리 삼아 정권심판론 띄우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바닥 표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이슈가 부동산이라는 판단에서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이 자리에서 “그토록 강조하던 공정과 신뢰를 무너뜨린 엄정한 책임을 대통령 자신에게 먼저 물어야 한다. 국민 앞에 진솔하게 사과부터 하고 책임을 어떻게 질지 국민께 답하라”고 요구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보수 야권 단일화를 통해 부패세력을 심판하자고 주장했다. 안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정권이 저지른 패악이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엘에이치를 비롯한 공공의 투기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 이 정권의 정체가 부패 세력임이 확연하게 드러나고 있다”며 “대통령의 딸에게까지 부동산 투기 의혹이 번지고 있다. 이런 정권에서 제대로 된 부동산 투기 조사가 이루어질 리 만무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야권이 힘을 합쳐, 양심을 좀먹고 국민에 기생하며 국민의 피와 땀을 뽑아먹는 ‘국민의 기생충’들을 반드시 박멸해야 한다. 단일화는 국민 기생충들을 잡는 최고의 구충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나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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