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9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있다. 공동취재사진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이 11일 사퇴 압박을 받는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에 대해 “자리에 연연할 분이 아니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투기 의혹과 관련해 불거진 ‘변 장관 경질론’에 힘이 실릴지 주목된다.
이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에서 상인들과 간담회를 한 뒤 ‘민주당 일각에서 나오는 경질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변창흠 장관이 자리에 연연하는 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느 경우에도 책임있게 처신할 사람이라 믿는다”며 “부동산 정책 자체에 대한 국민의 신뢰와 정책 자체의 일관성은 또 다른 중요성을 갖기 때문에 종합해서 고려하고 싶다”고 말했다. ‘2·4 부동산 대책’ 등 변 장관이 입안한 주택 공급 대책에 차질을 빚지 않도록 종합적인 상황을 고려하겠지만, ‘자진 사퇴’ 등 거취 변동 가능성도 열어놓은 것으로 읽힌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변 장관에 대해 “심사숙고하겠다”고 밝혀, 경질론에 힘이 실리는 것 아니냔 관측이 제기됐다. 정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국토교통부와 엘에이치 임직원 등 1만40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20건의 투기 의심자 20명은 모두 엘에이치 직원들이며, 그 가운데 11건이 변 장관이 사장 재임 시절 일어난 일”이라고 밝혔다. 정 총리는 그러면서 “변 장관이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고 생각했다”며 “어떠한 조치가 필요할지 심사숙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지도부는 변 장관 경질론과 관련해 입장 변화 없이 선을 긋고 있지만, 개별 의원들의 사퇴 촉구는 이날도 이어졌다. 노웅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최소한 당시 사장이었던 변 장관과 경기지역 본부장이었던 장충모 현 사장 대행은 책임을 지고 스스로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도 이날 <엠비엔>(MBN) 방송에서 “변 장관 본인이 사장일 때 벌써 일어났던 일들이 아닌가. 장관이 책임져야 한다. 사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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