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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얼어붙은 갈림길, 손 내밀어 ‘동행’

등록 2006-01-30 18:18

산상 합의문 나오기까지 3시간 30분
망루서 독대 긴장감…점심뒤 “극적 발표” 낭독
“안개 속에서 해가 나왔으면 합니다. 정상까지 가면 뭔가 되지 않겠습니까?”(이재오 한나라당 원내대표)

“저도 격의없이 대화를 하겠습니다.”(김한길 열린우리당 원내대표)

30일 오전 9시. 서울 구파발쪽 북한산 매표소에서 만난 두 원내대표는 화기애애하게 손을 잡았다. 북한산성∼중흥사∼대동문∼북한산성으로 이어지는 3시간30여분의 녹록잖은 겨울산행 동안 두 사람은 뒤따르는 취재기자와 당 관계자들의 10여m 앞에서 어깨를 맞대로 이야기를 나눴다. 안개가 낀 길을 걷다 얼어 미끄러운 길을 만나면 손을 내밀어 서로를 부축하기도 했다.

목적지인 대동문에 도착한 두 원내대표는 망루에 올라 ‘산상회담’을 시작했다. 40여분 동안 앉거니 서거니 했고, 목이 타는지 두세 차례 커피를 마시기도 했다. 긴장감이 흘렀다. 이 와중에 몇몇 등산객들은 “조용한 산에 정치인들이 와서 시끄럽다”며 불만을 쏟아내기도 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회담 결과를 낙관하기 어려웠다. 두 사람의 단독 회동 뒤 김 원내대표가 “아주 생산적인 대화를 심도 있게 진행했다. 지금 결론을 낸 것은 없으며, 밥 먹고 발표할 수 있는 부분이 있으면 발표하겠다”고 말한 탓이다.

하산 길, 산 아래 식당에서 점심을 마친 뒤 분위기는 한층 나아졌다. 이 원내대표는 “곧 극적인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고, 김 원내대표도 “(산행이) 국회 운영에 좋은 변화의 결정적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곧이어 2월 국회 정상화를 뼈대로 한 산상 합의문이 식당 정원에서 낭독됐다.

두 달 가까이 이어진 국회 공전을 정초의 이색적인 산상협상으로 마감시키면서, 두 원내대표는 나름의 정치적인 터를 다졌다. 김 원내대표는 당의 ‘임시 체제’에서 돌파구를 뚫었고, 이 원내대표도 박근혜 대표의 완강한 태도 속에서 등원을 끌어냈다. 양쪽 모두 당내 경선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된 ‘실세’ 원내대표의 리더십을 재확인한 셈이다.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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