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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박대표 등원 ‘추인’ 배경과 득실은

등록 2006-01-30 19:52

"재개정 논의만도 득" vs "얻어낸 것 적어 실"

여야가 30일 사실상 사립학교법의 재개정 논의를 고리로 국회 정상화에 전격 합의함에 따라 사학법 반대 `외길투쟁'을 주도해온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정치적 이해득실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 대표가 진두지휘한 사학법 투쟁의 핵심은 재개정이었던 만큼 `재개정 논의'라는 절묘하고도 애매모호한 등원조건이 과연 박 대표에게 보탬을 줄 것인지, 아니면 뺄셈정치로 귀결될 것인지 여부가 주목되는 것.

우선 박 대표가 사학법 재개정이라는 `확답'을 받지 않고 원내대표 회담결과를 사실상 `추인'하고 나선 것은 장기간의 장외투쟁에 따른 일종의 `한계상황'에 봉착해 있었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등원에 따른 이해득실은 남들이 따져주는 것이지, 박 대표 자신 입장에서는 `재개정 논의'라는 수준에서 사학법 절대불가 원칙과 정치적 현실 사이에서 타협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정기국회에 이어 2월 임시국회까지 보이콧하게 되는 상황이 계속될 경우 한나라당과 박 대표 본인이 안게될 정치적 부담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유시민 의원의 입각에 따른 인사청문회와 최광식(光) 전 경찰청 차장 파문으로 불거진 브로커 윤상림씨 사건, 황우석 교수 사태 등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권의 실정을 파헤치기 위한 호재가 점점 늘고 있다는 분석도 박 대표의 `회군'을 결정하게 된 요인으로 꼽힌다.


노무현 대통령의 신년연설후 증.감세 논쟁이 벌어지면서 이미 여권에 날선 대립각을 세웠다는 점과 2.18 전당대회를 앞둔 여권이 일사불란한 `대야공세'의 대오를 갖추기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도 `장내싸움'에 승부를 걸게 된 요인이 됐으리란 관측이다.

당 내부적으로는 이재오 원내대표의 당선에서 표출된 당내 `반박(.반 박근혜)'세력의 확산을 무시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나라당 등원의 경위야 어찌됐든 이번 사학법 장외투쟁과 등원과정은 차기 대권을 노리는 박 대표에게 어떤 형태로든 득실을 가져다줄 전망이다.

원내대표 회담결과만 놓고 볼때, 박 대표의 입장에서는 53일간의 장외투쟁에도 꿈쩍하지 않았던 여당으로부터 `재개정 논의 착수'라는 명분을 얻어냈다는 점에서 그 자체로 성과가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노무현 대통령이 사학법과 관련, "우리 사회의 투명성을 높여가기 위한 것"이라며 재개정 불가 입장을 피력한데다 열린우리당 유재건 의장 역시 "사학법의 일점일획도 고칠 수 없다'는 강경 입장을 고수하는 불리한 상황에서 재개정 논의를 이끌어낸 것만도 수확이라는 것이다.

반면 `재개정 논의 착수'에 그친 이날 합의는 박 대표에게 새로운 `멍에'가 될 수도 있다는 정반대의 해석도 가능하다.

한나라당이 해를 넘긴 장외투쟁을 벌이면서 사실상 여당으로부터 변변한 양보를 얻어내지 못했다는 점에서 `애초 박 대표가 제시한 투쟁노선이 잘못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예상되기 때문.

고작 이 정도의 결과를 얻어내려 야당의 가장 큰 권리이자 대여 공격수단인 예산안 심의까지 포기했느냐는 지적이다.

이 같은 비판은 결국 `당의 미래를 맡길 수 있느냐'는 회의론으로 이어지면서 대권경쟁에서 박 대표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결국 사학법 투쟁을 둘러싼 박 대표의 정치적 이해득실은 향후 여당과의 협상에서 얼마나 많은 양보를 이끌어내 당초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지 여부에 달려 있다는 것이 당 안팎의 지배적인 관측이다.

유의주 기자 yej@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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