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재보궐선거 선거 운동 첫날인 지난 25일 서울 중구 대한문앞에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오세훈 후보 지지 연설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별의 순간’은 2011년 지나갔다고 평가했다. 야권 단일화에 앞서 안 대표가 국민의힘에 입당했다면 “아마 (서울시장) 후보가 됐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야권 대선주자로 언급되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향해서는 “별의 순간을 포착했다”며 “이제 준비를 하면 진짜 별을 따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철수의 별의 순간은 지나갔다”…“윤석열은 정무 감각 많은 사람” 평가
김 위원장은 26일 <시비에스>(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진행자가 “안 대표의 별의 순간은 이미 지나갔느냐. 아니면 이제 오느냐”고 묻자 이렇게 답했다. 안 대표는 2011년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의 유력 후보로 거론됐지만, 박원순 변호사에게 양보하고 출마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이어 안 대표를 향해 “현실을 제대로 인식을 하고 정치를 했으면 좋겠다. 여러 가지 여건이 갖추어졌을 때 제대로 포착해야 한다. 그게 별의 순간을 잡으라는 얘기”라며 “여건이 형성되지 않고서 혼자서 불쑥 나서면 지도자가 성공할 수 없다”고 조언했다. 안 대표가 서울시장 후보 사퇴 이후 2022년 대선에 도전할 가능성을 열어둔 것과 관련해서는 “꿈이야 꿈으로 사라질 수 있다. 앞으로 진행되는 과정을 봐야 알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야권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안 대표와 감정싸움을 벌였고, 안 대표의 대권 도전 전망과 관련해서도 “정권교체의 장애요인이 될 것”이라며 비판적 견해를 거듭 밝혀왔다.
김 위원장은 반면 윤 전 총장에 대해서는 “별의 순간을 포착했다”며 “(앞으로) 어떻게 처신하느냐에 달려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 사람의 얘기를 하는 걸 보면 단순히 검사(일)만 한 검사가 아니다. 대단히 정무 감각이 많은 사람”이라고 높게 평가했다.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쪽으로 합류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국민의힘이 그런 모습을 보이면 그 사람도 마다하지 않겠지”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윤 전 총장이) 한번 보자고 그러면 만나기는 만날 수 있을 것”이라며 “(윤 전 총장이) 이번 보궐선거가 끝나고 5월 중순쯤 가면 아마 어떤 형태로든지 본인의 의사 표시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이길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안철수의 중도표가 3분의 2는 오 후보한테 올 것”이라며 “한 5~7%포인트 정도 차이로 우리가 승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면서 “오 후보가 (야권 단일화에서) 이긴 이유는 국민의힘이 바탕이 됐고 그동안 본인이 반성도 많이 한 것 같다. 소위 시대의 흐름이 어떻게 되고 있다는 것에 대해 인식도 했고 오 후보 자체가 중도 성향 쪽으로 많이 기울어져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보궐선거 다음 날인 다음 달 8일이 되면 “(나는) 여기서 사라질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또 “그다음에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는 내가 뭐라고 이러고 저러고 얘기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정계 개편하는 걸 밖에서 구경하는 게 재미있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사회자가 ‘직접 대선에 뛰실 생각은 없느냐’고 묻자 “내 별의 순간은 오래전에 지나갔다. 다 지나간 얘기”라고도 했다.
김 위원장은 내년 대선에서 자신의 역할론에 나오고 있는 데 대해서는 “저 사람이 나라에 크게 기여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섰을 때 내가 도울 수도 있다. 그런 확신이 서지 않는 이상은 더 이상은 내가 그런 짓도 안 하려고 (한다)”면서 “아직은 (그런 사람이) 하나도 안 보인다”고 밝혔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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