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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박근혜 리더십 힘 부치나

등록 2006-01-31 19:11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31일 오전 서울 염창동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굳은 표정으로 이재오 원내대표의 보고를 듣고 있다. 이종찬 기자 <A href="mailto:rhee@hani.co.kr">rhee@hani.co.kr</A>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31일 오전 서울 염창동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굳은 표정으로 이재오 원내대표의 보고를 듣고 있다. 이종찬 기자 rhee@hani.co.kr
결자해지 못한채 원내복귀 주도권 넘겨줘
“역할분담 거쳐 정국 흐름 바꾼 것” 반론도

여야 원내대표가 전격적으로 국회 정상화에 합의함에 따라, 두 달 가까이 계속됐던 한나라당의 ‘원외정치’가 끝났다. 이를 지휘했던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어떤 ‘성적표’를 받게 될까?

한나라당 안에선 우선, 개정 사립학교법 무효화를 외치며 원외투쟁을 이끈 박 대표가 정작 사태의 수습은 책임지지 못했다는 점에서 “리더십에 상처를 입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번 대여 협상의 주도권을 박 대표 대신 이재오 원내대표가 쥔 것은 분명해 보이기 때문이다.

이 원내대표는 31일 “박 대표와 100% 의견이 일치했다”며 충분한 의견 교환이 있었음을 강조했지만, 당내에선 이 원내대표의 협상력과 의지가 결정적인 구실을 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 원내대표의 측근은 “큰 방향은 협의가 됐지만 구체적인 문안으로 합의를 도출한 것은 이 원내대표의 몫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대표와 이 원내대표가 “치밀한 역할분담”을 했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별다른 상황 변화가 없는 가운데 국회 정상화로 방향을 틀기 위한 묘안으로, 박 대표가 이 원내대표에게 권한을 위임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그러나 박 대표로선 ‘재개정 합의’라는 뚜렷한 성과 없이 국회 정상화에 합의한 데 대한 부담감은 쉽게 벗기 힘들다. 지난달 26일 새해 기자회견에서도 강경 기조를 유지했던 박 대표가 불과 며칠 사이 태도를 바꾼 데 대해 명쾌한 설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박 대표의 측근인 한 의원은 “합의 내용이 지금까지 당이 해온 것과는 거리가 있다”고 인정했다. 박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합의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합의 정신을 지키는 것”이라며, ‘사학법 재개정의 관철’을 거듭 강조했다.

국회 정상화를 계기로 박 대표의 당내 위상도 재조명될 전망이다. 한 소장파 의원은 “박 대표가 만족스럽지 않은 합의를 받아들인 배경에는 당내 리더십에 대한 위기 의식이 작용한 것 같다”며 “원외투쟁을 더 끌었다가는 당내에서 더욱 소수파로 밀릴 가능성이 있다고 본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런 해석은 박 대표의 강경노선을 비판해온 비주류 쪽에 더 힘이 쏠리지 않겠느냐는 전망으로 이어진다.

반면, 한 핵심 당직자는 “사학법을 정국의 핵으로 만들어, ‘한 점 한 획도 못 고친다’는 여당의 태도를 바꿔 놓았다”며 “박 대표가 정국의 흐름을 튼 것”이라고 박 대표의 정치력을 내세웠다.


박 대표의 투쟁노선에 어떤 평가를 내리든, 그가 지난 50여일의 원외투쟁에서 ‘고집 센 강경파’의 이미지를 얻은 점은 분명해 보인다. 그동안 박 대표를 상징해온 상생·협력·부드러움이 상당 부분 훼손됐다는 것이다. 원외투쟁에 들어선 지난해 12월9일 이후 최근까지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 대표의 대선후보 선호도가 그 이전보다 크게 떨어진 것은 이런 평가를 뒷받침한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도, 한 당직자는 “박 대표가 한나라당 지지자들에게 분명하고 확실한 정체성과 색깔을 보였다”며 “여성 정치인의 나약함도 털고, 강력한 모습을 보였다”고 반박했다.

박용현 황준범 기자 pia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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