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이 14일 국회에서 열린 당대표 권한대행-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4·7재보선 직후 국민의힘을 떠난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독설에 국민의힘 중진들이 “마시던 물에 침 뱉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박하고 나섰다. 국민의힘에 희망이 없다면서도 ‘초선 당 대표론’ 등을 거론하며 훈수를 놓는 김 전 위원장을 향해 국민의힘 중진들의 비토 정서가 확산하는 분위기다.
4선의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은 14일 국회에서 열린 당대표 권한대행-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마시던 물에 침을 뱉고 돌아서는 것은 훌륭한 분이 할 행동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실명을 거론하진 않았지만 김 전 위원장을 겨냥한 발언이었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13일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당권 다툼이 벌어진 국민의힘을 “아사리판”이라고까지 표현하며 “더 이상 애정이 없다 국민의힘에는 절대로 안 갈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5선의 정진석 의원도 이날 회의에서 “내부로 향하는 총구는 더 이상 없다. 총구의 방향은 대한민국과 국민을 불편하고 어렵게 만든 정부·여당을 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을 향한 김 전 위원장의 독설을 일축하며 더 이상 반응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향한 독설도 연일 이어가는 김 전 위원장과 달리 국민의힘 중진들은 이날 회의에서 국민의당과 합당 뒤 전당대회를 치르는 것에 긍정적 반응을 보이는 등 적극적인 합당 추진에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진다. 정진석 의원은 이날 회의 뒤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당과의 통합 논의는 매우 순항 중이라는 보고를 받았다”며 “새 지도부 구성 전에 합당 결론에 도달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회의 상황을 전했다.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도 “국민의당에서 (합당에 대한) 시도당의 뜻을 묻고 있는 걸로 안다”며 “지난주 안철수 대표를 만나서 들었을 때는 별로 장애될 사유가 없는 걸로 들었다”고 말했다.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