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효관 청와대 문화비서관이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시절 서울시 간부로 근무하며 자신이 창업했던 회사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은 14일 서울시에서 받은 자료를 토대로 전 비서관이 2004년 설립한 문화 관련 기획 회사 티팟 주식회사가 2014∼2018년 전 비서관이 서울시 혁신기획관을 지내는 5년 동안 동안 총 51억원 규모의 서울시 사업 12건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전 비서관은 2006년 티팟 대표를 사임했으나 이후 평소 친분 있는 조아무개씨가 대표직을 수행했고 현재는 조씨의 부인인 남아무개씨가 대표로 있다. 현재 조씨는 서울시 사회경제지원센터 센터장으로 재직 중이다.
재직 기간 중 수주받은 계약 중 2015년 ‘서울시 정책박람회’ 대행용역, 2016년 ‘시민누리공간 만들기 프로젝트’ 용역 및 관리 용역, 2018년 ‘도시재생엑스포’ 행사 대행 용역 발주 건 등은 사업 선정 평가위원 가운데 일부 인사가 전 비서관과 친분이 있었다는 점도 이 의원은 지적했다. 2015년 행사의 경우 용역 발주 부서가 전 비서관이 당시 속해있던 서울혁신기획관실이었다.
ㅌ사 수주내역. 빨강색 테두리 안쪽 내역이 전 기획관 재직 기간 당시 수주. 이태규 의원실 제공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이런 내용은 서울시의회 속기록에도 남아있다. 지난 2019년 11월 서울시의회 제290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제8차 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김춘례 시의원은 “티팟 창립 당시 대표이사가 전 서울혁신기획관”이라며 “2011년부터 현재까지 티팟이 서울시와 맺은 계약건수는 16건이나 된다. 자치구하고는 3건이나 되고 총 19건이다. 이런 오해의 소지가 있는 업체들한테는 조심해야 되겠다는 생각”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태규 의원은 “공직자의 이해충돌이자 독직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 청와대는 감찰에 착수하고 서울시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며 “전임 시장 시절의 각종 사업이 적법 절차에 의해 공정하고 투명하게 이뤄졌는지 대대적인 감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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