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서울 성동구 응봉산에서 바라본 강남구 일대 아파트단지. 연합뉴스
서울이 아닌 지역구 국회의원 10명 중 약 4명 꼴로 서울에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중 절반 이상이 ‘강남 3구’에 부동산을 가지고 있었다. 서울 지역구 의원 중 본인 지역구에선 전세로 거주하면서 강남 3구에 ‘똘똘한 아파트 한 채’를 갖고 있는 국회의원도 4명이었다.
26일 <한겨레>가 ‘2021년 국회의원 정기재산변동사항 신고내역’을 분석한 결과, ‘비서울 지역구’ 의원 총 204명 중 서울에 집이 있는 의원은 75명(37%)이었다. 더불어민주당이 27명, 국민의힘 41명, 무소속 7명이다. 이중 ‘강남 3구’에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은 절반이 넘는 38명이었다. 국민의힘이 20명으로 가장 많았고, 민주당 12명, 무소속 6명이었다.
민주당은 지난해 21대 총선을 앞두고 집값 불안정에 따른 여론이 악화하자 후보들에게 ‘다주택 당선자는 2년 이내 실거주 주택 1채만 남기고 모두 매각한다’는 서약서를 받았다. 그러자 일부 의원은 지역구 주택은 처분하고 서울의 강남 3구 부동산을 지켰다. 주철현 의원(전남 여수갑)은 여수 신기동의 아파트를 팔고, 서울 서초동의 주상복합건물(아크로비스타)을 유지했다. 민홍철 의원(경남 김해갑)은 경남 김해 전하동 빌라를 조카에게 증여하는 대신 서울 역삼동 역삼래미안아파트는 보유했다. 김진표·김회재·박광온·소병철·이용우·이탄희·정정순·조응천 의원 등도 강남 3구의 집을 소유하고 지역구에선 ‘전세’로 살았다. 윤관석·임종성 의원은 지역구와 강남 3구의 부동산을 모두 보유했다.
국민의힘의 경우 서울에 집을 보유하고 있는 41명 중 ‘강남3구’에 부동산이 있는 경우가 절반에 가까운 20명이었다. 대구가 지역구이지만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투표 인증샷을 남겨 구설에 오른 곽상도 의원을 포함해 권성동·김도읍·김정재·김희국·류성걸·박대출·성일종·유상범·윤영석·윤재옥·이달곤·이종배·이헌승·정점식·정진석·주호영·최춘식·추경호·한기호 의원이 서울에 집이 있었다. 강남 3구에 집이 있는 무소속 의원은 박병석 국회의장과 홍준표·박덕흠·송언석·윤상현·이상직 의원이었다.
국민의힘 이헌승 의원(부산 부산진을)은 서울 반포동 분양권과 아파트 등 강남에만 집을 2채 보유했지만 지역구에는 사무실이 없었다. 서울에 집이 있는 국민의힘 김정재(경북 포항북)·유상범(강원 홍천·횡성·영월·평창군)·조해진(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한기호(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을) 의원은 지역 사무실만 전세로 쓰고 있었다. 지역구에 거주지가 아예 없는 경우였다.
서울 국회의원 중 4명도 지역구에선 전세로 살면서 강남 3구의 주택을 유지하고 있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동작갑)은 송파구 신천동 장미아파트, 이수진 의원(동작을)은 서초구 아크로비스타를 보유했다. 박성준 의원(중·성동을)은 서초구 서초한빛삼성아파트, 최기상 의원(금천구)은 강남구 목련타운아파트 소유자였다.
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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