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6일 국회에서 열린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김 후보자 사위와 딸이 투자한 라임 ‘테티스 11호’가 김 후보자 딸과 사위를 위한 ‘특혜성 맞춤펀드’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 후보자는 딸과 사위가 라임 펀드 투자로 손해를 봤다면서도 펀드 구성에 특혜가 있었다는 지적에는 “그래 보인다”고 답했다.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이 이날 공개한 자료를 보면, 라임 테티스 11호의 가입자는 김 후보자의 딸과 사위와 손자·손녀(모두 12억원), 그리고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6억원)과 라임이 투자한 ㅇ사(349억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테티스 11호 펀드 총액이 367억원인데 김 후보자 일가 12억원을 제외한 355억원이 이 전 부사장 쪽 자금으로 구성돼, 김 후보자 딸 가족만을 위해 ‘맞춤펀드’로 설계됐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펀드에 대한 성과 보수가 없고 환매 수수료가 전혀 없는 특혜 펀드”라며 “김 후보자가 장관으로 재직 하던 중에 차녀 일가가 테티스 11호에 가입한 것은 아니지만 김 후보자는 여권 내 유력 대권주자로서 잘 알려져 실제 차기 대권주자로서 여론조사에도 이름을 많이 올렸다”고 지적했다. 이 전 부사장이 김 후보자의 정치적 영향력을 염두에 두고 김 후보자 딸과 사위를 위한 펀드를 만든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이와 관련해 이 전 부사장은 최근 언론에 보낸 옥중서신을 통해 “김부겸씨와는 일면식도 없으며 김부겸씨 사위의 친누나와 학부모 사이여서 자연스럽게 (사위를) 소개받았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김 후보자의 사위는 대기업 오너 3세다.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은 “후보자와 상관 없더라도 사위나 딸 가족한텐 (이 전 부사장이) 어마어마한 특혜를 준 건 분명해 보이지 않냐”고 묻자 김 후보자는 “자기들끼리 어떤 거래가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그래 보인다”고 답했다. 그러나 김 후보자는 “제 사위와 저는 경제단위가 다르다”며 “소위 돈 있는 ‘물봉’(돈 대는 ‘물주’와 이용만 당하는 ‘봉’의 합성어)을 잡은 건지, 저를 보고 한 건지(특혜를 준 건지) 그걸 보고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김 후보자는 또 “그 특혜와 제가 어떤 관계가 있는지는 말하지 않고, ‘네 사위가 특혜 받았으니 네가 책임져라’며 제가 영향을 미친 걸 전제하고 질문하니 저로선 항변할 수밖에 없다”고도 했다. 딸과 사위가 실제 특혜를 받았어도 그 과정에서 자신이 관여한 부분은 없다는 것이다. 김 후보자는 이어 “(펀드 구성은) 대신증권 지점장 재판에서 문제가 된 내용”이라며 “지점장이 ‘특혜여서가 아니라 여러 조건 등에 대해 다른 가입자들과 특별히 다르게 설명한 게 아니다’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김 후보자는 또 딸과 사위가 “투자 자금을 돌려받지 못해 결과적으로 손해를 봤다”는 기존 입장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내일(7일) 증인이 나오는 것으로 아는데, 정확하게 추궁해달라”고 했다.
7일에도 열리는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국민의힘이 신청한 라임 관계자 3명이 증인으로 출석해 검증이 이어진다. 라임 펀드를 판매한 장영준 전 대신증권 반포더블유엠(WM) 센터장, 오익근 대신증권 사장과 정구집 라임자산 피해자대책위 공동대표가 당시 상황을 증언할 예정이다.
오연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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