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이 10일 국회 소통관에서 전당대회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5선의 주호영 의원이 10일 당대표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국민의힘 당권 경쟁이 본격 궤도에 올랐다. ‘영남 대 비영남’ ‘초선 대 중진’ 등으로 당권 대결 구도가 짜인 가운데 현재까지 출마 의사를 밝힌 후보만 9명에 이른다. 전당대회 흥행에 대한 기대감도 나오지만, 후보 난립으로 인한 내부 갈등 표출을 우려하는 의견도 적지 않다.
대구에 지역구를 둔 주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당 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열어 “중도와 통합을 실천하는 정당이 되겠다”며 “대선 경선 시작 시점이 불과 두 달여밖에 남지 않은 지금, 시간 허비 없이 혁신과 통합을 실행할 수 있다는 것은 강점”이라고 밝혔다. 최근까지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를 맡아 국민의당과 통합 작업을 진행한 점 등을 강조한 것이다. 김기현 원내대표 당선으로 ‘영남당’ 논란이 커진 데 대해선 “출신 지역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것은 옛날 방법”이라며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 자체가 자해행위”라고 말했다.
주 의원의 출마 선언으로 이날까지 당권 도전을 선언한 인물은 홍문표(4선)·조해진·윤영석(3선) 의원 등 총 4명이다. 11일에는 조경태(5선) 의원이 출마를 선언하고, 권영세(4선)·김웅(초선) 의원 등 수도권 주자들도 이번 주 내 출마 선언을 예고했다. 김웅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서 “당의 미래를 이끌겠다는 사람은 자신의 정치적 자산을 청년들에게 양보해야 한다”며 다음 총선 때 현 지역구인 서울 송파갑에 불출마하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청년 당심’을 등에 업은 이준석 전 최고위원과 인지도를 앞세운 나경원 전 의원도 출마 일정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직전 원내대표를 지낸 주 의원이 ‘영남 당원’들의 표심을 바탕으로 우세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모두 영남 출신으로 채워지는 데 대한 우려를 어떻게 극복할지가 관건이다. 후보들의 ‘단일화’도 선거 변수가 될 전망이다.
최고위원 선거도 후보 난립 양상을 보인다. 김은혜·배현진·윤희숙·이영·이용·조수진·허은아 등 초선 의원들이 ‘자천타천’ 후보로 거론된다. 초선 의원들은 차기 지도부에 대거 들어가 당 혁신에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 구성을 의결했다. 황우여 전 새누리당 대표가 선관위원장을 맡았다. 전당대회 준비위원인 전주혜 원내대변인은 <한겨레>에 “일반여론조사 비율(현행 30%)을 높이는 방식으로 전당대회 룰을 조정해야 한다는 내부 의견이 있어 지도부에 전달했다”며 “전당대회 일정은 준비 기간 등을 고려해 6월 둘째 주쯤 치러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김미나 오연서 기자
min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