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오른쪽)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예방해 손을 맞잡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국민의당이 13일 전국 243곳의 지역위원장 공모에 나섰다. 야권통합을 결의했던 국민의힘은 지분을 위한 ‘알박기’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당은 이날 “야권의 혁신적 대통합과 정권교체에 헌신할 역량 있는 분들을 모시고 자체적으로 조직 정비를 하는 차원”이라며 지역위원장 공모를 발표했다. 지난해 창당 뒤 서울·경기·인천·대구·광주·충북·대전 등 7개 시도당 위원장만 뒀던 국민의당이 각 지역구를 대표할 위원장을 자체적으로 뽑겠다고 나선 것이다. 국민의당은 공고를 내며 “지원할 후보자들 모두 향후 야권 전체의 주요 자산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4·7 보궐선거 단일화 과정에서 합당에 합의했지만, 국민의힘이 차기 당 대표를 선출한 이후에 본격적인 논의를 하기로 정리한 상태다.
국민의힘의 시선은 따갑다. 오는 6월 전당대회 뒤로 미뤄진 합당 논의에 앞서 국민의당이 ‘주도권 싸움’에 나섰다는 시각이다. 지상욱 국민의힘 여의도연구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통합이 힘들 것 같으니 스스로 독립하기 위해서이거나, 통합 논의 시 지분 알박기를 위해서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고 적었다. 현실적으로 양당의 합당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안철수 대표가 전국 당원을 만난다며 합당 논의가 지연되는 것까진 이해했다”며 “국민의당이 따로 지역위원장까지 공모하면 합당 뒤 우리 당과 당협위원장을 두고 자리싸움을 벌여야 한다. 점점 합당이 물 건너 가는 것 같다”고 밝혔다.
국민의당은 곧 반박에 나섰다. 이태규 사무총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알박기 운운하는 것은 모욕적”이라며 “통합의 모든 책임 있는 주체들이 스스로 역량 강화를 위해 노력하는 것은 당연하다. 지극히 정상적인 정당의 활동에 오해가 없기를 바란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국민의당은 지역위원장 모집 자체가 합당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안혜진 대변인은 “지분을 받기 위한 갈등 유발이 아니라 합당을 추진하고 있으니 (야권통합을 대비해) 미리 자산을 키워두는 게 낫다는 것이 다수 당원의 의견이었다”고 설명했다.
배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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