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이 17일 오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은 17일 5.18 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정권은 5·18 정신을 지난 4년간 훼손한 부분에 대해서 분명히 반성하고 참회해야 한다”고 밝혔다. 차기 대선 도전을 시사한 그는 광주를 찾아 그간 당이 저지른 잘못을 사과했다. 지난 2019년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들은 국회에서 ‘5·18 진상규명 공청회’를 공동주최해 갖은 막말로 5·18 민주화운동을 폄훼해 비판을 받았으나 당은 별다른 징계 조처를 하지 않았다.
유 전 의원은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 하루 전인 이날 5·18 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기자들과 만나 “5·18 정신의 진정한 뜻은 정말 제대로 된 민주공화국을 만드는 것이고, 그 정신이 1987년 이후 오늘까지 계속 이어졌다”며 “그런데 지난 4년간 문 정권이 민주주의의 기초인 삼권분립을 무너뜨리고 권력을 장악해서 민주적인 헌법 가치들과 자유와 평등, 공정과 정의 등의 가치를 훼손한 부분에 대해서는 대통령과 민주당이 정말 반성하고 참회할 것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내일이 5·18 41주년인데 여기 현장에 오시는 정권의 인사들은 대통령부터 민주당 모든 사람이 어떻게 하면 정말 나은 민주주의를 이 땅에 만들어갈지 진짜 성찰하는 시간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유 전 의원은 그간 국민의힘의 과오에 대해서도 사과하며, 호남 민심 구애에 나섰다. 그는 “그동안 저희도 많은 과오가 있었다. 광주시민들 5·18 영령들에게 저희들이 사죄드릴 부분은 진심으로 사죄를 드리고, 민주공화국의 헌법 가치들을 행동으로 수호하는데 저희 야당도 그 길에 같이 가겠다는 말을 아울러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광주시의회에서 열린 지역 기자간담회에서도 그는 “저는 호남에 큰 기대를 늘 가지고 있다. 호남은 진보, 영남은 보수라는 구분에 결코 동의하지 않는다. 호남에도 건전한 보수가 잘 되기를 바라는 시민들이 계시고 영남에도 합리적인 진보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국민의힘은 개혁 보수의 길을 가면서 5·18 민주화운동의 정신인 민주와 공화의 가치를 지켜나갈 때 호남에서도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장나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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