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전 의원과 이준석 전 최고위원. 이정아·정용일 기자
국민의힘 당대표에 도전하는 나경원 전 의원이 24일 이준석 전 최고위원을 공개지지한 오세훈 서울시장을 향해 “시정이 바쁜데 전당대회에 관심이 많다”며 작심 비판했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시비에스>(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오 시장이) 정치 이야기를 하고 전당대회 이야기를 하는 거 보니 아무래도 정치 쪽에 아직 관심이 많은 것 같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전날 페이스북에 당대표 후보인 이준석 전 최고위원과 김웅‧김은혜 의원의 토론회를 두고 “발랄한 그들의 생각과 격식 파괴, 탈권위적 비전을 접하면서 우리 당의 밝은 미래를 봤다”며 “유쾌한 반란의 주인공이 대표가 되길 바란다”는 글을 올렸다. 지난 4월 재보궐선거에서 오 시장을 지지했던 이 전 최고위원에 대한 사실상 공개지지다. 이 전 최고위원은 오 시장의 글을 공유하며 “이번에 좋은 성과를 내서 첫날부터 능숙하게 당을 개혁해내겠다”며 화답했다.
나 전 의원은 “아무래도 (오 시장이) 당 대표가 좀 쉬운 당 대표, 본인에게 편하고 만만한 대표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며 “왜냐하면 이번 당 대표는 이번 대선도 있지만 내년 지방선거를 이끌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오 시장이 내년 서울시장 공천을 받기 위해 이 전 최고위원을 민다며 나 의원이 이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지지를 견제한 셈이다.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지난 22일 전국 유권자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 전 최고위원이 30.1% 지지율로 나 전 의원(17.4%)을 큰 격차로 따돌리고 1위를 차지했다.
나 전 의원은 신진 후보들을 ‘스포츠카’에 비유하며 경계했다. 나 전 의원은 “당 대표는 멋지고 예쁜 스포츠카를 끌고 갈 수 있는 자리가 아니라 짐을 잔뜩 실은 화물트럭을 끌고 좁은 골목길을 가야 하는 자리”라며 “(제가) 오죽하면 나왔겠나”라고 강조했다. 나 의원은 또 “몇몇 정치세력에 의해 좌지우지되거나 아직도 고질적인 계파 그림자가 있어서는 안 된다”며 당내 남은 특정 계파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배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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