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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표 비서관 투기 의혹에 또다시 청와대 부실 검증 논란

등록 2021-06-27 10:54수정 2021-06-27 11:18

67억 마곡동 상가구입 위해 50억원대 빚 내
광주시 ‘맹지 임야’ 구입 1년뒤 개발계획 인가
김기표 “개발사업과 무관…토지 처분 협의중”
김기표 청와대 반부패비서관
김기표 청와대 반부패비서관

김기표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의 부동산 투기 의혹이 불거지면서 가까스로 ‘부동산 내로남불 논란’을 수습하는 듯하던 여권에 또다시 불똥이 떨어졌다. 다시 한번 청와대의 부실한 인사 검증 과정이 논란이 되고 있다.

김 비서관은 25일 전자관보에 공직자 재산등록 현황 결과 경기도 분당 아파트(14억5천만원)·서울 마곡동 상가(65억4800만원)·경기도 광주 송정동 임야(4970만원) 등 총 91억2623만원을 신고해 지난 3월 새로 임용되거나 승진·퇴직한 고위 공무원 73명 중 가장 많았다. 금융채무도 54억여원으로 가장 많았다. 김 비서관은 마곡동 상가 구입 등을 위해 수십억원대의 빚을 지는 ‘영끌 빚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광주 송정동 임야는 도로가 연결되어 있지 않은 이른바 ‘맹지’이지만, 경기 광주 송정지구 개발로 신축되고 있는 아파트·빌라 단지와 인접해 투기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김 비서관은 이 땅을 2017년 구입했는데 광주시는 이듬해인 2018년 주거단지 및 상업·업무 시설을 조성하는 개발계획을 인가했다. 김 비서관은 이에 대해 “해당 토지는 광주시 도시계획조례(50m 표고 이상 개발 불가)로 인해 도로가 개설되더라도 그 어떤 개발 행위도 불가능한 지역으로 송정지구 개발사업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입장을 전했다. 김 비서관은 “토지를 취득할 당시에 이미 이러한 사실을 인지하였기에 개발을 통한 지가상승 목적으로 매수한 것도 아니다. 해당 토지는 자금 사정이 좋지 않던 지인이 매수를 요청하여 부득이하게 취득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비서관은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오해를 드린 점에 대단히 송구하다”면서 “광주의 해당 토지 등은 모두 신속히 처분하고자 협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

김 비서관의 부동산 논란으로 인해 다시 한번 청와대의 인사 검증 과정에 비판이 제기된다. 청와대는 김 비서관을 임명하기 20일 전인 지난 3월 11일 비서관급 이상을 대상으로 부동산투기 전수조사를 벌여 투기의심 거래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김 비서관은 당시 임명 전이어서 조사 대상은 아니었지만 이후 인사 검증 때 이를 철저히 확인했는지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이동영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26일 “김 비서관은 투기 목적은 아니라고 밝혔다만 부동산 개발구역에 인접한 토지에 개발이익이 발생하는 것은 누구나 아는 상식”이라며 “시민들의 상식선에서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변명이며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황보승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이 정도면 청와대 인사검증시스템은 부실을 넘어 부재한 것이나 다름없다. ‘영끌 대출’ 김 비서관은 즉각 사퇴하고 청와대는 국민 앞에 사과하라”고 밝혔다. 황보 수석대변인은 “엘에이치(LH) 사태로 엄중한 심판을 받고서도 부동산투기 의혹이 있는 자를 고위공직자에 임명한 문재인 정권은 반성은 한 것인가. 다른 곳도 아닌 공직자의 부패를 막는 반부패비서관 자리여서 더 분노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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