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주 120시간 노동’ 발언에 대해 “주 52시간 근로시간제를 정착시키면서 일과 가정의 양립을 가능하게 한다든가, 인간으로서 존엄한 삶을 살아야 하지 않겠냐”며 에둘러 비판했다.
박수현 수석은 21일 <불교방송>(BBS) ‘박경수의 아침저널’ 라디오에 출연해 “특정한 정치인의 발언에 대해 청와대에서 어떤 논평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도 이렇게 말했다. 박 수석은 “우리 연간 근로시간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지만 여전히 오이시디(OECD·경제개발협력기구) 33개 회원국 가운데 멕시코, 칠레 다음으로 길고 오이시디 평균보다 연간 300시간 이상이 긴 상황”이라며 “주 52시간 근로시간제를 정착시키면서 일과 가정의 양립을 가능하게 한다든가, 또 인간으로서 존엄한 삶을 살아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인간으로서 존엄한 삶을 살자는 사회적인 노력이 진행되고 있는데 ‘주 120시간 바짝 일하고 쉬자’는 윤석열 전 총장의 발언은 이런 기조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앞서 윤 전 총장은 언론 인터뷰에서의 ‘주 120시간 노동’ 발언으로 논란이 일자 “스타트업 관계자에게 ‘일주일 100시간, 120시간 일해도 끝나면 다음주부터 휴가 가는 한이 있더라도, 52시간이라는 평균 근무 시간을 1주일로 한정하지 말고, 평균적으로 52시간 해도 6개월 유연하게 업무 특성에 따라 노사 합의로 할 수 있는 게 필요하지 않냐 해서 이야기했다”며 “어떤 독재자가 일주일 120시간 일하게 만들겠냐”며 해명했다.
박 수석은 “기업의 건의가 있기 때문에 예를 들어 탄력적 근로시간제라든가 선택적 근로시간제 등도 도입을 함께하고 있어서 결과적으로 이 제도(주 52시간제)를 안정적으로 정착시켜 나가는 것이 사람다운 삶을 사는 국민의 인권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박 수석은 청해부대 코로나19 집단감염에 대해 문 대통령의 사과가 검토되고 있음을 내비쳤다. 박 수석은 이날 <와이티엔>(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인터뷰에서 “대통령은 부모님들께서 안심할 수 있도록 장병들을 완전히 잘 치료하고 또 다른 부대에 이런 일이 없는지 살피고 다 대책을 세운 이후에 그리고 나서 필요하다면 대통령이 말씀할 시간이 따로 있는 것 아니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무리 백신을 우리가 접종하기 이전에 파병된 부대라 하더라도 그 이후에 더 적극적인 조치를 해야 했다고 하는 질책의 말씀은 대통령 본인 스스로 다짐하는 말씀”이라고 덧붙였다.
이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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