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이반 두케 콜롬비아 대통령이 25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한-콜롬비아 훈장교환식에서 무궁화 대훈장과 보야카 훈장의 교환을 마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이반 두케 마르케스 콜롬비아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식량, 보건, 4차 산업혁명을 비롯한 새로운 도전에 맞서 양국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고 협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두케 콜롬비아 대통령은 “앞으로 더 자유무역협정(FTA)을 활용하자”며 무역 확대 의지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에서 “콜롬비아 국방부 청사에는 금성 전투와 불모고지 전투비가 있고 한국의 인천에는 콜롬비아 참전 기념비가 있다”면서 “한국이 어려울 때 도와준 콜롬비아의 특별한 우정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콜롬비아는 중남미 유일의 한국전 참전국으로서 보병대대를 파병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이어 “한국과 콜롬비아는 2회와 3회로 이어지는 피포지(P4G) 정상회의 개최국으로서, 글로벌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
두케 대통령도 한국으로 오는 비행기 안에서 알바로 발렌시아 토바르 장군이 쓴 한국전 참전 회고록을 읽었다며 한국과 콜롬비아 간 ‘우애’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두케 대통령은 “한국은 퇴역함 무상 양도와 기술 전수 등을 통해서 콜롬비아의 방위 협력에 큰 노력을 해주셨다”고 평가했다.
두케 대통령은 한국과 무역이 확대되기를 희망했다. 그는 “현재 콜롬비아는 한국에 약 50만 자루의 커피를 연간 수출하고 있다”며 “저희의 목표는 이 커피 수출량을 연간 100만 자루로 늘리는 것이다. 이를 통해서 콜롬비아 농촌, 농민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부여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육류시장에 진출할 뜻도 밝혔다.
문 대통령이 코로나19 확산 이후 청와대에서 대면 정상회담을 한 건 카자흐스탄 대통령 방문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다. 청와대는 이번 회담이 “한-스페인 정상회담 및 한-중미통합체제 정상회의에서 표명한 대 중남미 협력 확대 의지와 함께 중남미 지역으로 외교 지평을 확대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청와대에서 열린 한-콜롬비아 정상회담에서 이반 두케 콜롬비아 대통령과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상회담에 앞서 문 대통령은 두케 대통령에게 무궁화대훈장을, 두케 대통령은 문 대통령에게 보야카 훈장을 각각 수여했다. 무궁화대훈장은 한국 대통령 및 배우자, 우방국의 전·현직 원수 및 배우자에게 수여하는 한국 최고 훈장이며, 보야카 훈장은 남미 독립전쟁 중 보야카 전투를 기념하고자 독립운동 지도자 시몬 볼리바르가 제정한 훈장으로 콜롬비아와 우호관계에 기여한 외국 인사에게도 수여한다. 문 대통령은 “남미 독립의 영웅 볼리바르의 최고 훈장을 받게 되어 매우 큰 영광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이날 공동선언문을 통해, 두케 대통령은 2021년 태평양동맹(PA) 의장으로서 한국의 태평양동맹 준회원국 가입 협상의 조속한 개시를 위한 지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두케 대통령은 한국에 본부를 두고 있는 국제백신연구소 가입 의사도 표명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