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청와대에서 호주의 피터 더튼(제일 왼쪽부터) 국방장관과 마리스 페인 외교장관을 정의용 외교장관, 서욱 국방장관과 함께 접견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한 호주 외교장관과 국방장관을 만나 “한국과 호주가 대미, 대중관계를 잘 이끌어 가야 하는 유사한 과제를 안고 있으며, 그런 면에서 호주와 전략적 소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14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한국을 방문하기에 앞서, 중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호주 외교안보라인이 청와대를 찾는 등 인도 태평양 지역을 둘러싼 외교전이 뜨거운 모양새다.
문 대통령은 13일 오전 청와대에서 호주의 마리스 페인 외교장관, 피터 더튼 국방장관을 접견하고 “호주의 외교·안보 수장이 함께 한국을 방문한 것은 한국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더욱더 강화하겠다는 호주의 강한 의지를 보여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양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대표하는 중견국이자 모범적인 민주주의 국가로서 당면한 감염병 대응과 기후환경, 그리고 군축·비확산 등 다양한 글로벌 분야의 전략적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또 “호주는 한국전쟁에 참전하여 함께 피 흘리며 한국의 평화와 자유를 지켜 준 고마운 나라”라고 하면서 “그 후 양국은 민주주의와 인권, 법치라는 같은 가치를 공유하고 같은 목표를 추구하며 함께 발전해 왔다”고 말했다. 호주가 한국의 ‘혈맹’임을 확인하면서 ‘같은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평가한 셈이다.
이에 페인 외교장관도 “올해는 한-호 외교수립 60주년을 맞이하는 해이고, 양국은 우방국이자 그리고 중요한 전략적 파트너 국가”라고 화답했다. 페인 장관은 “한국과 호주는 유사입장국으로서 모두 민주주의 국가다. 양국 모두 인도태평양 지역 내에서 포용성과 개방성 그리고 투명성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하며, 미국과 중국이 전략적 경쟁을 하고 있는 ‘인도 태평양 지역’의 안보를 강조했다.
호주는 현재 미국·일본·인도 등과 함께 4개국 협의체 ‘쿼드’의 일원이다. 쿼드는 중국을 견제하는 등 자유롭게 개방적인 인도·태평양 지역을 위한 협력을 다짐한 바 있다. 페인 장관은 이날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그리고 또 한반도의 평화를 정착하는 데 있어서 대화와 긴밀한 조율이 가장 중요한 핵심 프로세스라고 생각한다”면서 “양국은 함께 협력을 통해 많은 것을 일궈낼 수 있다고 생각하고, 이 가운데는 역내에서 양국이 공동으로 직면하고 있는 도전 과제도 포함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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