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 집무실에서 ‘광주형 일자리’를 통해 처음으로 생산되는 경형 SUV ‘캐스퍼’ 차량 온라인 사전예약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임금을 낮추는 대신 일자리를 만든 ‘광주형 일자리’ 공장에서 처음으로 생산하는 경형 스포츠실용차(SUV) ‘캐스퍼’를 온라인으로 구매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에 구매하는 캐스퍼를 퇴임 뒤에도 계속 사용할 예정이라고 청와대가 밝혔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이 캐스퍼의 온라인 사전예약 신청 첫날인 오늘 오전 직접 인터넷을 통해 차량을 예약했다”고 밝혔다. 이날 캐스퍼 사전예약 누리집 서버가 다운될 정도로 초반 예약이 폭주한 가운데 문 대통령은 직접 인터넷 예약 신청에 성공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 재산신고 내역을 보면 자동차는 2010년식 쏘렌토(760만원)를 보유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사전예약 첫날 직접 구매 사실을 밝힌 것은 캐스퍼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함이다. 문 대통령은 취임 뒤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임금을 낮추는 방식 등의 ‘지역 상생형 일자리’ 모델을 추진했고, 그 첫번째가 ‘광주형 일자리’ 자동차 공장이었다. 지난 2019년 1월 상생협약을 체결한 뒤 2년 3개월만인 지난 4월 광주글로벌모터스 공장을 준공했다. 현대차가 새차인 캐스퍼를 개발해 광주글로벌모터스에서 위탁생산하는 방식이다.
문 대통령은 당시 준공식을 직접 찾아 “이 공장은 우리나라에 무려 23년만에 새로 들어선 완성차 공장”이라면서 “서로 조금씩 양보하고 힘을 합하면 해외로 향하던 기업의 발길을 되돌리고 얼마든지 좋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말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현재까지 채용된 385명의 직원 중 70% 이상이 광주와 전남의 20, 30대 청년들이다. 내년에는 직원 수가 900명을 넘어서서 더 많은 취업 기회가 열리게 된다”고 했다.
광주글로벌모터스는 15일 첫 캐스퍼 차량을 출고할 예정이다. 캐스퍼가 판매 초반 얼마나 흥행하느냐에 따라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광주형 일자리 모델의 성공여부가 달린 셈이다. 캐스퍼는 자동차 판매사원을 거치지 않고 온라인으로 직접 구매도 가능하다.
박경미 대변인은 “그간 ‘광주형 일자리’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여덟 개 지역에서 상생협약이 맺어졌으며, 앞으로 총 51조원의 투자와 직간접 일자리 13만 개를 만들어 낼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 집무실에서 ‘광주형 일자리’를 통해 처음으로 생산되는 경형 SUV ‘캐스퍼’ 차량 온라인 사전예약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