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전국민 방역지원금을 지급하자고 정부를 압박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청와대가 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철희 수석은 16일 <문화방송>(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민주당에서 방역지원금 관련 청와대에 조정을 요구한 바가 없냐’는 질문을 받고 이같이 밝혔다. 이 수석은 “여당은 전국민 대상으로 재난지원금을 주자는 것이고 야당은 소상공인 대상으로 하는 손실보상금 주자는 것 아닌가. 서로 의논을 해보는게 국회 예산심사권의 일부라고 보기 때문에 그것을 존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야 간에 충분히 논의해서 어떤 결정을 해주면 그때는 저희도 판단해야 되겠습니다만, 아직 거기까지 안 나가 있다”며 “공은 국회로 넘어가 있다”고 했다.
이 수석은 이어 민주당이 재정당국인 홍남기 부총리를 설득하기보다 야당과 협상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 수석은 “홍남기 부총리 설득보다 더 중요한 게 제가 말씀드린 국회심사 과정이 있기 때문에 여야 간에 의견을 나누는 게 더 중요하지 않을까”라면서 ‘홍남기 부총리와 관계도 중요한 문제’라는 질문에 “순서 상으로는 그 다음이라고 저희는 판단한다”고 선을 그었다.
이 수석은 여권 고위급에서 재난지원금 문제 등을 논의했던 ‘고위 당정청 회의’가 중단된 것에 대해선 공정한 선거관리 차원이라고 했다. 다만 “주기적으로 하지 않는 소통이란 건 한다”며 “예를 들어 가상자산 과세를 유예하겠다 이런 것을 제안하면 의도를 파악해야 되니까 정무수석이 나서서 소통하고 왜 그런 말씀하셨는지 지금까지 정부 규정은 이렇게 왔다는 것을 설명도 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이 수석은 임기말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평가가 40% 안팎을 유지하고 있는 것에 대해선 “문재인 효과”로 본다고 답했다. 이 수석은 “지지해주시는 국민들의 덕”이라고 한 뒤 “부패 안하고 권력의 단 맛에 취하지 않고 오직 일만 하시는 대통령이라 국민들이 그런 점을 높게 평가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개인적 소망을 “문전박대”라고 했다. “대통령이 퇴임하기 위해서 문 앞에 섰을 때 박수 받으면서 떠나는 대통령이 되면 좋겠다”면서 “우리 민주주의 수준에서 이제는 성공한 대통령, 떠날때 박수받는 대통령이 나올 때 되지 않았나. 그러면 좋겠다”고 했다.
이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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