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장성 진급·보직 신고 및 수치 수여식에서 진급 장성의 경례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군 장성들의 진급·보직 신고를 받으면서 “고위 장성에게 ‘절치부심’의 자세가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절치부심’은 당한 것을 갚아 주기 위해 이를 갈고 마음을 썩이며 다짐하는 것을 말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해군참모총장 진급과 중장 진급자 보직 신고 및 수여신고식 뒤 환담에서 “안보는 늘 중요하지만 정부가 교체되는 시기, 새 정부가 안착되는 시기에는 더욱 중요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역사상 임진왜란, 정묘호란, 병자호란으로 이어진 것은 절치부심의 마음이 부족했기 때문으로, 4강에 둘러싸인 지정학적 상황에서 우리가 휘둘리지 않기 위해서는 특히 고위장성에게 ‘절치부심’의 자세가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앞서 지난 2일 서울에서 열린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의 2단계인 완전운영능력 검증평가를 내년 후반기에 시행하기로 결정한 뒤 청와대를 찾은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에게 검증평가를 더 이르게 실시할 수 있는지 의견을 나눈 바 있다. 군에서 합의했지만 검증평가를 내년 상반기로 앞당겨 보라고 한 것이었다.
문 대통령은 보직 신고를 한 김정수 해군참모총장(대장)에겐 항공모함 사업 추진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내년도 예산에 반영된 한국형 항공모함 사업은 10년 이상 걸리는 사업으로, 현재의 항공모함이 아니라 미래의 항공모함을 염두에 두고 성공적으로 사업을 추진해 달라”고 말했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경항모 건조는 야당이 예산을 깎을 것을 주장하면서 여야간 입장을 좁히지 못해, 여당이 내년도 예산안을 단독처리하게 만든 사업이기도 하다. 김정수 해군참모총장은 이날 “경항모 사업이 차질없이 진행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최고의 안보는 싸우지 않고 억지력으로 평화를 지키는 것”이라며 환담을 마무리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전했다.
이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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