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1일(현지시각) 6박 8일간의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등 중동 3개국 순방을 마치고 카이로 국제공항에서 공군 1호기에 탑승하며 인사하고 있다.카이로/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아중동 3개국(아랍에미리트,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순방을 마치고 서울공항으로 귀국하며 사실상 임기 내 국외순방 일정을 마무리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로 인해 2020년 한 해 동안 순방 외교를 하지 못했지만, 30회에 걸쳐 56개 나라(중복 제외때 39개국)를 방문하며 활발한 정상 외교를 펼쳤다. 다만 아르헨티나와 이집트 등 남아메리카와 아프리카 나라는 각각 한 차례만 방문하는 등 외교의 지평을 넓히는 데 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문 대통령의 순방 외교는 2017년 6월 미국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을 만나면서 시작했다. 한 달 뒤인 7월에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구상을 밝혔다. 2017년 11월에는 인도네시아-베트남-필리핀으로 이어지는 아세안 국가 순방에 나섰다. 문 대통령은 아세안 국가들과 교류를 넓히는 ‘신남방 정책’을 내세우며 우리나라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아세안 10개 나라를 모두 방문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문 대통령의 국외 순방 행선지는 미국이 압도적으로 많다. 유엔총회에 매해 출석(4차례)하는 등 모두 8차례 미국을 찾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간 북미 대화를 주선하기 위해, 기회가 될 때마다 미국 수도 워싱턴을 찾았다. <한겨레>가 대통령 기록관 누리집을 확인한 결과, 이명박 전 대통령은 임기 중 미국을 9차례 방문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은 5차례, 노무현 전 대통령은 3차례 미국을 찾았다.
문 대통령은 이탈리아 로마에 있는 교황청도 2차례나 방문했다. 북한을 국제사회의 장으로 끌어오기 위해 교황의 평양 방문 의지를 적극 지지하기 위해서였다.
문 대통령은 과거사 문제 등으로 임기 내내 껄끄러운 관계를 유지했던 일본에는 단독 방문을 하지 않았다. 일본을 두차례 방문하긴 했지만 한중일 정상회의(2018년 5월)와 주요 20개국 정상회의(2019년 6월) 등 다자회의 참석을 위해서였다. 다만 2019년 10월 열린 일본 천황(일왕) 즉위식에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를 대신 보내 아베 신조 당시 총리와 관계 개선을 모색토록 한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1일(현지시각) 6박 8일간의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등 중동 3개국 순방을 마치고 카이로 국제공항에서 공군 1호기에 탑승하고 있다. 카이로/윤운식 선임기자
문 대통령은 임기 중 사실상 마지막 순방국으로 아랍에미리트(UAE)-사우디아라비다-이집트 등 아중동 3개 나라를 잡았다. “아랍에미리트와 이집트 정상이 우리를 방문했고, 답방이 합의돼 있다가 (코로나19로 인해) 순연된 것”이라는 게 청와대 쪽 설명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11일 청와대 내부회의에서 “외교는 서로 교환하는 것”이라며 “갈 수 있다면 마지막까지 한 나라라도 더 방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전했다.
곽민수 한국이집트학연구소장은 “2006년 노무현 대통령의 이집트 방문에 이어 한국 대통령으로는 두번째 이집트 방문이다. 이번 대통령 임기 중 첫번째 아프리카 방문이기도 하다. 한국이 갖고 있는 국가적 역량을 고려한다면 아프리카 지역과의 관계를 적극적으로 만들어가는 것에 신경 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외교부 차관을 지낸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은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의 면담은 외교적 부담이 있는 일정이었다. 지난 3년 동안 서구 지도자로는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만남이 유일할 만큼 국제사회에서 꺼리는 인물이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 면담을 건의하려면 부담을 뛰어넘는 성과가 담보되어 있어야 하는게 상식인데 결과는 없었다”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이번 순방에 신형 보잉 ‘747-8i’로 바뀐 새 대통령 전용기를 타고 나갔다. 문 대통령은 바뀌기 전 옛 대통령 전용기로는 4년여 동안 모두 51만 1666㎞를 비행했다. 이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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