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위원 내정설이 도는 이남구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24일 감사원 제2사무차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국민의힘이 내부 투서를 근거로 감사위원 내정을 주장했던 이 비서관이 감사원으로 원대 복귀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에 이병군 공직기강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을, 제도개혁비서관에 송창욱 제도개혁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을 내정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올해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사의를 표한 윤난실 제도개혁비서관 후임 인사와 함께 공직기강비서관 인사도 함께 낸 것이다. 뒤이어 감사원은 이날 저녁 이남구 비서관을 감사원 2사무차장에 임명하는 등 간부인사를 발표했다.
감사원 공직감찰본부장이었던 이남구 차장은 2020년 3월 최강욱 전 비서관의 후임으로 발탁됐고 약 2년 만에 감사원으로 복귀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1급으로 있다가 청와대에 간 뒤 같은 1급인 사무차장으로 돌아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최재해 감사원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때 서일준 국민의힘 의원은 ”청와대 비서관이 공석인 감사원의 특정 직책으로 내려왔다가 2022년 3월에 물러나는 감사위원의 후임으로 갈 것이라는 말이 유력하게 떠돌고 있다”고 주장했다. 감사원 출신인 이 차장을 겨냥한 의혹이었다.
실제로 오는 3월에는 강민아·손창동 위원이 임기 4년을 채우고 퇴임하는데 손 위원은 전직 감사원 사무차장이며, 6명 감사위원 중 2~3명은 감사원 출신들이 맡고 있다. 만약 이남구 신임 사무차장이 감사위원으로 승진해도 이례적인 일은 아니지만, 최재해 감사원장 선임 때부터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의 감사위원 내정이 확정돼 있었다는 설이 사실로 확인되면 논란은 불가피해 보인다.
최 원장은 인사청문회 당시 관련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고, 감사원장 취임 뒤 간부 31명 전원의 통화내역을 제출받아 내부정보 유출 의혹을 조사하기도 했다.
이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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