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이 6일 울진국민체육센터를 찾아 산불피해 주민들을 만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6일 대형 산불이 덮쳐 피해가 극심한 경북 울진군 북면 신화2리 지역을 직접 찾았다. 문 대통령은 모두 불탄 주택들을 둘러보고 “(주민들이) 와서 보면 오히려 가슴이 무너지겠다. 집도 보니까 불타서 무너진 정도가 아니라 거의 뭐 녹아내린 수준”이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전하고 빠른 지원에 나설 것을 관계 부처에 지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6일 경북 울진국민체육센터를 찾아 산불피해 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 대통령은 이날 산불 피해 주민들의 대피소인 울진국민체육센터를 찾은 데 이어 화재 피해가 많은 신화2리 현장을 직접 방문했다. 인명 피해 없이 주민들을 대피시킨 전호동 신화2리 이장이 이재민 상황에 대해 “갑자기 불시에 이렇게 돼 가지고 막막하고, 또 노약자분들을 모시고 오면 집이 무너진 것을 보면 너무 큰 상처를 받을 것 같기도 하고, 마음이 안정되면 모시고 오려고 하고 있다”고 설명하자, 문 대통령은 “그래야 되겠다”면서 “와서 보면 오히려 가슴이 무너지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피해 지역에 신속한 지원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진화는 산림청과 소방 쪽의 몫이지만 복구는 우리 지자체와 중앙정부가 힘을 합쳐서 해야 된다”면서 “지난번 2019년도 강원도 산불 이후에 복구했던 과정들을 잘 살펴보면서 그때보다 더 안전하게, 그리고 더 신속하게 이뤄지도록 같이 노력을 하자”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20년 식목일을 맞아 2019년 큰 산불 피해를 입었던 강원도 강릉시 옥계면을 직접 찾아 재조림 현장을 살펴보기도 했었다.
문 대통령은 현장에서 최병암 산림청장에게 “오늘 날 밝을 동안에 주불을 좀 잡고, 밤 동안 잔불 정리에 들어갈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여 주기 바란다”고 한 뒤 “금강송 군락지 쪽도 최대한 방어를 해달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이 산불피해가 많은 경북 울진군 북면 신화2리를 찾아 피해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 대통령은 앞서 이날 오전 울진국민체육센터에서는 산불 피해 주민들에게 강원도 울진과 삼척 지역에 특별재난지역을 선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정부가 나서서 바로 도울 수 있는 제일 빠른 방법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해 선포해서 국가가 나서서 복구하는 것인데, 제가 아침에 출발하면서 울진하고 삼척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는 것을 재가하고 왔다”고 말했다.
대피소에서 문 대통령은 대부분 고령층인 피해 주민들과 함께 바닥에 앉거나 임시 텐트를 찾아 피해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한 이재민이 “대통령님, 지금 아무 것도 없어요”라고 하소연하자 문 대통령은 손을 잡아주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재민들의) 주택을 복구하는 동안에 임시조립주택이라든지 근처에 있는 공공주택, 엘에이치(LH)주택이라든지 이런 부분들을 충분히 활용하시고, 친척집이나 이런 집에 계시는 분들은 주거, 숙박 지원 같은 것을 적절하게 해 줄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또 “(재난선포지역 지정) 거기에 있는 제도를 총동원해서 불편한 기간을 최소화해서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가도록 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울진에 이어 산불이 주변까지 위협했던 강원도 한국가스공사 삼척생산기지본부도 방문해 산불 방호 대책을 보고받았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문 대통령은 “대비를 잘하고 있더라도 엘엔지(LNG·액화천연가스)시설이나 원전 등은 사고가 발생하면 그 피해가 예측할 수 없이 큰 만큼, 만에 하나의 가능성까지 감안해서 산불이 완전히 진화될 때까지 철저하게 방어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강원·경북·충북 지역에 가스를 공급하는 삼척생산기지는 4단계 화재 방어선과 1분당 7만5000리터를 발사할 수 있는 대용량 방사포 시스템을 배치한 상태라고 보고했다.
이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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