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5일 북악산 남측면 개방에 앞서 산행을 하며 둘러봤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6일 청와대 뒤편 북악산 전역을 개방하기에 앞서 5일 북악산 남측 둘레길을 걸었다. 임기를 한달여 남긴 문 대통령이 지난 2017년 대선후보 당시 했던 “북악산, 인왕산을 전면 개방해 시민들에게 돌려주겠다”고 한 약속을 지킨 것을 보여준 행사였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삼청안내소에서 시작해 새로 개방되는 법흥사터, 청운전망대, 청운대 쉼터 등을 거쳐 내려왔다. 문 대통령은 산에 오르기에 앞서 “이 개방이 그냥 별거 아닌 것처럼 생각할 수 있지만 어느 나라든 수도의 도심지를 내려다보면서 걸을 수 있는 이런 산 둘레길이 없다”며 “세계에서 가장 특별한 둘레길”이라고 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서울에 산이 많은데, 산이 많다고 해서 전부 자연공원으로 이렇게 개선되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이 접근할 수 있어야 그것이 비로소 자연공원의 상징이 되는 것”이라면서 “이런 부분이 개방되면 개방될수록, 질 높은 도시가 된다”고 말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2018년 5월 청와대 경호 등을 위해 부분 통제했던 인왕산을 전면 개방했고, 2020년 11월에는 북악산 북측면을 개방한 바 있다. 청와대는 북측면을 개방하면서 “2022년 상반기에는 북악산 남측면도 개방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5월 취임과 함께 청와대를 시민들에게 개방하기에 앞서 공교롭게도 청와대 주변 북악산을 모두 연 셈이다.
이날 산행 중에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등산로를 시민들에게 개방하기 전에 구석구석 살폈다는 것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정숙 여사는 “이게 수십 년 만에 개방하는 길인데 아이들도 데리고 역사적인 곳을 많이 오지 않겠는가 그래서 대통령과 매일 다니면서 여기 계단 설치하고, 바위가 많고 낭떠러지가 많아서 아이들이 떨어질까봐 ‘계단길이 너무하다’ 이런 이야기를 1년 반 동안 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도 “(아내가 경호처에) 혹시 발을 헛 디딜까봐 (계단길에) 야광표시까지” 챙겼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동행한 남태헌 산림청 차장에게 산불 대응도 각별히 당부했다. 남태헌 차장이 “(북악산에) 수막타워 5개를 설치하고, 수리온 헬기를 김포에 전진배치 시켜놨다”고 하자, 문 대통령은 “기후변화 때문에 점점 산불이 많이 날 것이라고 봐야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최대한 헬기들이 많이 가동될 수 있도록 가동률도 높여주고, 그 다음에 하루빨리 신형이나 대형이나 또는 야간용 이런 헬기들을 많이 확보도 해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5일 청와대 뒤편 북악산 남측면 등산로를 오르고 있다. 청와대 제공
이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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