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전직 장관 초청 오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임기 마무리에 들어간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이낙연·정세균 전 국무총리 등 전직 장관급 인사 등을 초청해 점심을 같이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현실정치에 관여하지 않고 보통 시민으로 살겠다”는 뜻을 다시 한 번 밝혔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이낙연 전 국무총리, 정세균 전 총리 등 전직 국무위원과 대통령 자문기구 및 대통령 소속 위원장 등과 오찬을 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행사 뒤 오찬 사실을 공개했을 뿐 취재기자 없이 비공개로 오찬 행사를 진행했다.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김동연 전 기획재정부 장관,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 등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나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등은 이날 행사에 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 역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식사에 앞서 들머리발언을 통해 “오미크론 확산세가 꺾이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어 함께 일했던 반가운 분들과 식사하는 기회를 갖게 되어 기쁘다”며 “우리는 함께 혼신의 힘을 다해 일했다”며 감사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 핵과 미사일·일본 수출규제·코로나·공급망 위기 등을 극복했다고 평가한 뒤 퇴임 뒤 계획에 대해 “계획을 하지 않는 것이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잊혀진 삶을 살겠다고 했는데, 은둔 생활을 하겠다는 것은 아니고 현실정치에 관여하지 않고 보통 시민으로 살겠다는 의미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까이에 있는 통도사에 가고, 영남 알프스 등산을 하며, 텃밭을 가꾸고, 개·고양이·닭을 키우며 살 것이다. 자연스럽게 오며 가며 만날 수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낙연 전 총리는 인사말을 통해 “문재인 정부에서 일한 2년 7개월이 가장 충만한 기간이었고, 좋은 대통령 모시고 헌신적인 공직자들과 함께한 기간은 소중하게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세균 전 총리는 “새 정부 출범 후 원내 1당인 야당으로 국민의 신뢰를 얻고 국민을 섬기는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해서 감사하다”는 인사와 함께 이날 점심을 마쳤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