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4월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에 앞서 손을 맞잡은 채 군사분계선을 넘나드는 모습. 판문점/한국공동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내 “대화의 진전은 다음 정부의 몫이 되었으며 김 위원장이 한반도 평화라는 대의를 간직하며 남북 협력에 임해줄 것을 부탁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에게 대통령으로서 마지막 친서를 보내며 “언제 어디서든 한반도 평화를 위해 마음을 함께 하겠다”고 했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22일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최근 친서 교환을 통해 지난 5년간을 회고했다”면서 이같은 내용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20일 김 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냈고, 북한은 21일 저녁 김 위원장의 답서를 보내왔다.
문 대통령은 친서에서 “대통령으로 마지막이 될 안부를 전한다”며 “아쉬운 순간들이 벅찬 기억과 함께 교차하지만 그래도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손잡고 한반도 운명을 바꿀 확실한 한 걸음을 내디뎠다고 생각한다”고 썼다. 이어 “문 대통령은 남북의 대화가 희망했던 곳까지 이르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을 표하면서 대화로 대결의 시대를 넘어야 하고 북미 간의 대화도 조속히 재개되기를 희망했다”고 박 대변인은 밝혔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대화의 진전은 다음 정부의 몫이 되었으며 김 위원장이 한반도 평화라는 대의를 간직하며 남북 협력에 임해줄 것”을 부탁했고, “남북이 만들어낸 판문점 선언과 평양 선언, 9·19 군사합의가 통일의 밑걸음이 되어야 하면 남북의 노력이 한반도 평화의 귀중한 동력으로 되살아 날 것은 언제나 믿고 기다리겠다”고 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이제 평범한 국민의 한 사람으로 돌아가지만 언제 어디서든 한반도 평화를 위해 마음을 함께 하겠다”는 뜻도 김 위원장에게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답신을 통해 “임기 마지막까지 민족의 대의를 위해 마음 써온 문 대통령의 고뇌와 수고, 열정에 대하여 높이 평가하고 경의를 표하며 문 대통령을 잊지 않고 퇴임 후에도 변함없이 존경할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또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함께했던 나날들이 감회 깊이 회고되었다”면서 “우리가 희망하였던 곳까지는 이루지 못했지만 남북관계의 이정표로 된 역사적인 선언들과 합의들을 내놓았고 이는 지울 수 없는 성과”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지금에 와서 보면 아쉬운 것들이 많지만 여지껏 기울여온 노력을 바탕으로 남과 북이 계속해 정성을 쏟아 나간다면 얼마든지 남북관계가 민족의 기대에 맞게 개선되고 발전될 수 있다는 것이 변함없는 생각”이라고도 했다.
박경미 대변인은 “이번 남북 정상의 친서 교환은 깊은 신뢰 속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친서 교환이 앞으로 남북관계 발전에 밑걸음이 될 것이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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