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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대통령실

문재인 “조국 수사 공교로워” vs 윤석열 쪽 “정권이 권력 사유화”

등록 2022-04-26 15:45수정 2022-04-26 16:32

‘검찰 정치화’ 놓고 날선 대립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4일 청와대 여민관 집무실에서 손석희 전 앵커와 임기 마지막 인터뷰를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4일 청와대 여민관 집무실에서 손석희 전 앵커와 임기 마지막 인터뷰를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에 대해 “목적·의도가 포함됐다고 볼 수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의 정치 입문 등 ‘검찰의 정치화’를 비판하자 윤 당선자 쪽은 “현 정부의 권력 사유화 때문에 윤석열 대통령이 탄생했다”며 반박했다. 검찰 개혁 의제를 매개로 정권의 정통성 문제를 놓고 신구 권력이 날을 세워 대립하는 모양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5일 <제이티비시>(JTBC) 손석희 전 앵커와의 대담에서 ‘검찰이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어 조국 장관을 수사한 이유가 뭐라고 보냐’는 질문에 “흐름 주도한게 차기 대통령이어서 섣불리 판단하기 어렵다”면서도 “시점이나 수사 방식을 보면 공교로운 부분이 많아서 목적이나 의도가 (포함됐다고) 볼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검찰총장이 보장된 임기를 지키는 건 검찰의 정치화를 막는 대단히 중요한 일”이라며 “중도에 관두고 나간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니었지만 결국 국민들이 선택한 것”이라고도 했다. 검찰총장이 자리를 던지고 정치에 입문해 대통령이 된 건 ‘검찰의 정치화’를 부르는 부적절한 행보이지만 ‘국민의 선택’이므로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취지의 발언이다. 문 대통령은 “검찰총장을 했던 분이 야당의 후보가 돼서 당선됐으니 이상한 모양새가 된 것은 결과적으로 사실”, “결과적으로 지금 다른 당 후보가 되어서 대통령 당선된 것은 참 아이러니한 일”이라며 ‘직전 검찰총장이 주도한 정권교체’에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검찰 수사-기소권 분리 입법 논란과 관련해 “검찰의 정치화”를 거듭 지적했다. 그는 ”(검찰은) 때때로 무소불위 아니었나. 검찰 자신의 잘못에 대해 내 편 감싸기 식으로 해서 민주적 통제의 방안을 고민하는 건 너무나 당연하다”며 더불어민주당의 입법 움직임에 힘을 실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집무실로 향하며 취재진 질문에 미소를 보이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집무실로 향하며 취재진 질문에 미소를 보이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윤 당선자의 정치 입문은 검찰의 정치화 사례’라는 비판에 윤 당선자 쪽은 ‘문재인 정부 권력 사유화의 결과’라는 논리로 반박에 나섰다. 배현진 당선자 대변인은 26일 정례 브리핑에서 “(문재인 정부가) 검찰 뿐만 아니라 경찰 그리고 국세청 등 정부 부처의 모든 권력기관을 통해 상대 진영을 압박하고 권력을 사유화했다는 데 국민들께서 상당한 피로감을 갖고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탄생한 배경도 바로 그 때문 아니겠냐”고 말했다. 배 대변인은 “저희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그 누구보다도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이 (윤 당선자가 국민의힘 후보로 대통령에 당선된 이유를) 가장 잘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윤 당선자 쪽 관계자도 “(문재인 정부의 권력 사유화에 대해선) 저희가 일일이 사안들을 나열할 수는 없으나, 국민께서 검찰총장이던 윤석열 당선인을 정치 신인에서 대통령 당선까지 시킨 데는 지난 정권이 굉장한 피로감과 분노를 안겨줬기 때문이라는 것에 대해 이견이 없으실 것”이라고 했다. 직전 검찰총장이 정치적 중립을 훼손한다는 비판에도 중도 사퇴하고 대통령으로 당선된 건 결국 문재인 정부의 책임이라는 비판이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김해정 기자 se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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