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참배 반대 알리려 야스쿠니 갈 수도”

노대통령, 방한 나카소네 전 총리에 밝혀
일 언론 보도에 청와대 “본뜻 왜곡” 해명

노무현 대통령이 16일 나카소네 야스히로 일본 전 총리와 후쿠다 야스오 전 관방장관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야스쿠니신사 안에 있는 군국주의 전쟁박물관인 ‘류슈칸’을 방문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아사히텔레비전> 등이 보도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나카소네 전 총리 일행과 한·일 우호 방안 등을 놓고 이야기를 하던 중에 류슈칸을 언급하면서 “가보고 싶었지만 주변에서 말렸다”며, 일본 쪽이 용인하면 갈 수 있다고 말했다고 나카소네 전 총리가 전했다.

노 대통령은 “양국에는 우여곡절이 있지만 합리적인 해결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뒤,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완곡히 비판했다고 아사히텔레비전은 보도했다.

노 대통령의 발언은 에이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와 류슈칸의 방문을 검토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류슈칸은 군국주의를 선동하고 예찬하는 전쟁 관련 자료 등을 전시한 전쟁박물관이다.

노 대통령은 이어 “한·일 관계를 생각하면 이런저런 걱정이 앞서게 마련”이라며 “여러분을 보니 걱정이 조금 해결되고 마음이 안정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고 방송은 보도했다.

나카소네 전 총리 일행은 지난 15일부터 사흘 일정으로 한·일 협력위원회 회의를 위해 한국을 방문 중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노 대통령이 “한·일간 이해의 차원을 높이고, 일본 국민에게 전쟁미화가 반복돼선 안 된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하는 차원에서 일본 정부가 제안해 준다면 야스쿠니신사에 갈 수 있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노 대통령은 나카소네 전 총리 일행에게 올바른 역사인식과 과거사의 진상 파악, 그리고 공동 역사교과서의 필요성 등도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최익림 기자 [e-mail] 도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