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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대통령실

겉은 수습…속은 ‘팽팽한 긴장’…“이참에 할말 다 하자는 분위기였다”

등록 2006-08-06 18:45수정 2006-08-07 07:20

노무현 대통령이 6일 청와대에서 열린우리당 지도부와 오찬 간담회를 한 뒤 오찬장을 나서며 밝은 표정의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노무현 대통령이 6일 청와대에서 열린우리당 지도부와 오찬 간담회를 한 뒤 오찬장을 나서며 밝은 표정의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노대통령-당 지도부 회동 주요내용
노대통령 “당 지지율 하락에 책임…”
김 의장 “인사권 존중엔 이견 없어”

‘인사 파동’을 논의하기 위해 6일 긴급히 마련된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 지도부의 청와대 오찬 모임은 외형상 ‘수습’ 쪽으로 결론이 났다. 대립이 격화하면 당·청이 공멸한다는 위기감 탓으로 보인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는 팽팽한 긴장이 감돌았다고 한다. 노 대통령과 김근태 의장은 작심한 듯 ‘할 말’을 다 쏟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노 대통령은 지난 2일에 이어 이날도 ‘권력투쟁’ ‘차별화’ 등의 용어를 써가며 당에 서운한 감정을 고스란히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삼, 김대중 대통령 말기에 있었던 이른바 ‘차별화’ 사례를 메모해 와서 소개한 뒤, ‘임기 말에 대통령을 치받아 분란을 일으킨 사람치고 잘된 사람이 없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고 한다. 한 참석자는 “수습을 하는 대신 할 말은 이참에 다 하자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다음은 우상호 열린우리당 대변인이 공식적으로 전한 ‘점잖은’ 대화록의 주요 부분이다.

노 대통령=지금 인사와 관련한 얘기들이 나오는데, 인사권은 대통령에게 남아 있는 유일한 권력이다. 대통령으로서 역할을 하는 데 매우 중요한 권한 가운데 하나다. 청와대가 여러 문제가 있다고 하지만 그동안 비선정치를 한 적이 없고 특정 측근에게 권력을 과도하게 위임한 적도 없었다. 장담컨대 참여정부는 임기 끝내는 마지막까지 권력형 게이트는 나오지 않을 것이다. 마지막까지 책임지고 싶다. 그런 대통령이 될 수 있도록 인사권을 존중해 달라.

김 의장=인사권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으로 생각한다. 당도 이견이 없다. 다만 5·31 지방선거 패배 이후 민심이 많이 떠나 있다. 민심을 거스르지 않아야 한다는 인식에서 당은 출발한 것이다. 당의 의견 전달 과정에서 이 문제가 공개된 것은 실수가 있었고 죄송하게 생각한다. 5·31 패배 이후 당은 깊은 충격을 받고 있다. 민주개혁세력 전체의 위기로 귀결되어선 안 되고, 따라서 변화가 필요하다는 절박한 심정을 갖고 있다.


노 대통령=우리가 나누는 한 마디 한 마디가 당·청 갈등으로 비치기 때문에 나도 부자유스럽다. 이견이 있어도 서로 불편을 감수하는 게 중요하다. 나도 변하기 위해 무척 노력 중이라는 점을 알아달라. 당 지도부도 의원들 설득에 일정한 역할을 해달라. 그래서 당·청이 서로 합의할 수 있는, 합의 가능한 일부터 차근차근 해 나가면서 소통해 나가자.

김한길 원내대표=인사권이 대통령 고유 권한이라는 데 동의한다. 그러나 주요한 인사에 대해 당은 의견을 전달하고 대통령은 그 조언을 참고해서 결정하는 것 아니겠나.

한명숙 총리=이럴 때일수록 총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느낀다. 옆에서 대통령의 고민도 지켜봤고, 당의 입장도 잘 이해하고 있다. 중간 역할을 더 적극적으로 해서 좀더 긴밀한 의사소통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 몇 명으로 짜든 긴밀하게 대화하는 의사소통 시스템이 필요한 것 같다.

노 대통령=중요한 인사 문제에 대해 지도부와 상의할 의사가 있다. 그러나 이 또한 일정하게 시스템화했으면 좋겠다. 당 지지율 하락에 책임을 느낀다. 최선을 다하겠다. 탈당은 하지 않겠다. 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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