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전문성 있고 국정철학 정확히 이해”
야당·노조 “보은인사 전형”
정부는 23일 오후 건보공단 신임 이사장에 이재용 전 환경부 장관(52)을 임명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정태호 청와대 대변인은 “(건강보험)재정 지출 구조의 합리화 등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 분이 가는 게 좋겠다는 판단이 (임명의) 제일 큰 이유”라며 “치과의사로 수년간 병원을 운영한 경험이 있어 보건의료분야에서 전문성 있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유시민 복지부 장관도 “인사논란이 있거나 여론이 좋지 않은 점은 알지만 일을 잘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면서 “이 신임 이사장은 깡이 있고 약가협상과 관련한 정책을 향후 건보공단에서 추진해야 하는데 제약업계와 이해관계가 없기 때문에 소신껏 일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야당이 잇따라 비판하고, 건보공단의 사회보험노조도 반발해 논란이 예상된다.
한나라당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환경부장관 임명 때는 환경운동한 경력을 내세우더니 이제는 치과의사 이력을 내세워 전문성 운운하고 있다”며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공공기관의 이사장 자리가 보은인사의 대상이 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또다시 낙하산, 보은 인사의 전형을 만들어 냈다”고 비난했고 민주노동당도 “건보공단의 자정과 혁신이 필요한 때에 전문성과 공공성이 결여된 낙하산, 보은 인사”라며 인사철회를 요구했다.
사회보험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어 “정치적 보은에 의한 낙하산 인사라는 의구심을 떨쳐버리지 않고 있다”며 “국민의 건강권 확대를 위한 의지를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건보공단 이사장 임명과 관련해 공모 이전부터 ‘이사장 추천위원’을 놓고 사회보험노조와 복지부가 대립하고, 청와대의 ‘사전내정설’이 일찌감치 흘러나오는 등 파행을 빚어왔다.
건보공단 이사장은 복지부 장관의 제청을 받아 대통령이 최종적으로 임명한다.
이창곤 권태호 신승근 기자 go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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