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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대통령실

노 대통령 핵심 지지층 이탈로 불안한 ‘임기말 운행’

등록 2007-04-04 07:26

노무현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
‘한-미 FTA’로 국정운영 동력 얻었지만…
칭찬하는 보수세력, 공격 나서면 입지 더욱 좁아질수도
노무현 대통령은 한-미 자유무역협정 협상이 타결된 뒤인 지난 2일 밤, 대국민담화에서 “나 개인으로는 아무런 이득도 없다. 정치적 손해를 무릅쓰고 내린 결단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실정치 측면에서 이번 협상 타결은 노 대통령의 임기말 국정 운영과 정치적 행보에 많은 영향을 끼치며 그의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지 모른다는 분석이 나온다. 협상 타결을 계기로 촉발될 정치·경제·사회적 논란과 국회 비준 결과에 따라 ‘대통령 노무현’에 대한 평가가 지금과 크게 달라질 수도 있다.

협상 타결 자체만을 놓고 볼 때, 노 대통령은 적지 않은 정치적 이득을 챙긴 것으로 보인다. 일단 역대 대통령들이 임기말 권력누수에 시달렸던 것과 달리, 그는 임기 10개월여를 앞두고 개인 소신과 뚝심으로 대미 협상을 마무리함으로써 확고한 국정 장악력을 과시한 셈이 됐다.

또 그동안 노 대통령을 ‘반미·좌파’로 낙인찍었던 보수세력의 ‘정체성’ 공격에 일정한 방어 논리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당장 한나라당과 보수 진영에서 노 대통령의 결단력을 높이 평가하는 소리가 많이 나온다. 윤승용 청와대 대변인은 “(보수 진영의 이례적 칭찬에) 어리둥절하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자유무역협정 체결로 회복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국회 비준은 물론이고 자신이 구상해온 임기말 계획들을 차근차근 현실화할 생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노 대통령의 핵심 참모는 “대통령 개인의 낮은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미국과의 협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것은 임기말 국정운영의 동력을 비축했다는 측면에서 성과”라며 “노 대통령은 앞으로 협정 비준을 위한 설득은 물론 개헌안 발의, 동반성장 정책 등 참여정부의 역점과제를 소신껏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청와대의 이런 구상이 순탄하게 진행될지 예단하긴 어렵다. 무엇보다 노 대통령은 자유무역협정을 추진하면서 핵심 지지층으로 분류됐던 상당수 진보 그룹과 범여권 지도자들의 지지를 잃었다. 반면, 자유무역협정에 찬성하며 노 대통령을 칭찬하는 한나라당은 개헌안 발의 등 다른 정치적 의제로 노 대통령 영향력이 확대되는 걸 원치 않고 있다. 결국 보수세력이 공격에 나설 경우 노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는 이전보다 훨씬 열악해질 우려가 있다.

청와대도 이런 상황을 가장 걱정하고 있다. 청와대의 한 핵심 관계자는 “한나라당과 보수언론의 칭찬이 과연 며칠이나 가겠느냐. 벌써 (에프티에이를) 개헌 발의나 남북정상회담과 연계하지 말라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국정운영 동력은 확보했지만, 한나라당이 협정 비준을 빌미로 노 대통령 무력화를 시도할 경우 크게 얻는 것 없이 상황이 끝날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청와대는 자유무역협정 협상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광범위한 토론을 통해 진보 성향의 반대세력 지지를 이끌어 내는 게 필수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노 대통령이 3일 한-미 자유무역협정 후속대책 마련을 위한 장·차관 워크숍에서 ‘정확한 정보 전달을 통한 국민적 동의 확보’를 역설한 건 이런 맥락이다.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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