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검찰총장 유력한 임채진 법무연수원장
청와대가 차기 검찰총장으로 안영욱(52) 서울중앙지검장을 유력하게 검토하다 막판에 임채진(55) 법무연수원장으로 급선회한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청와대는 애초 11일 열릴 인사추천위원회에 안영욱(52) 서울중앙지검장을 ‘우선 검토 대상’으로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안 지검장의 사법연수원생 시절 방위병 근무를 둘러싼 의혹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자, 부담을 느낀 청와대가 막판에 임 연수원장을 우선 순위로 검토하게 됐다는 것이다.
임 연수원장은 검찰국장과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찰의 요직을 두루 거쳐 검찰의 ‘주류’로 분류된다. 이 때문에 청와대 일부 인사들은 임 연수원장이 검찰 조직 논리에 지나치게 몰입돼 검찰 개혁에 소극적일 수 있다는 평가를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임 연수원장은 2005년 검찰국장 시절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의 형사소송법 개정 작업에 참여해 검찰의 이해관계를 철저하게 대변했다는 평을 들었다. 이 과정에서 청와대 실무진들과 잦은 의견 충돌을 빚었다는 게 검찰 쪽의 설명이다. 실제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은 2005년 취임 직후 청와대 쪽의 의견을 들어 임 연수원장을 당시 검찰국장에서 서울 지역의 한 지검장으로 전보 조처하려고 했다.
사시 19회인 임 연수원장이 차기 검찰총장으로 확정될 경우, 그 보다 선배 기수인 정동기 대검 차장과 홍경식 서울고검장(이상 사시 18회)은 용퇴할 것으로 보여 후속 인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검찰 안에서는 누가 차기 총장이 되느냐보다 신임 총장이 차기 정부에서 검찰총장의 임기 2년을 제대로 지킬 수 있을지에 더 관심을 나타냈다. 대검의 한 검사는 “차기 정부에서 검찰총장이 낙마할 경우 검찰 조직 전체가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며 “임 연수원장이 잘 지켜낼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중앙지검의 한 검사는 “임 연수원장이 검찰 주류 시각에 매몰돼 검찰 개혁을 소홀히 한다면 임기를 보장받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고제규 기자 unj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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