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민주세력 무능론’ 강한 비판
노무현 대통령은 31일 ‘무능보다 부패가 낫다’는 보수세력 일각의 주장에 대해 “노무현 시대 5년을 지나면서 민주주의에 대한 요구가 사라지고 부패해도 좋다는 사회로 되돌아간다면 역사가 거꾸로 가는 것”이라며 “국민이 속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자고 나니 속았다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능동적 시민, 생각하는 시민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진주 혁신도시 기공식 참석에 앞서 열린 경남지역 주요 인사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부패해도 무능보다 낫다’는 말이 일각에서 주장되는 것은 문제다. 이는 내가 추구해 온 모든 가치가 모욕당하는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어 “참여정부 내내 경제위기를 얘기했지만 2003년 취임 당시가 위기였다. 극복하는 데 2년이 걸렸다. 올해 2만달러 (국민)소득을 달성한다”며 “도대체 부패보다 더 무섭다는 노무현 정부의 무능이 실체가 있는 주장이냐”고 강한 불쾌감을 표시했다.
그는 또 “5년 전 후보 노무현에게 무엇을 기대했나? 노무현은 거짓말을 하지 않고, 민주주의 진보를 이룰 것이다. 특권과 부패 없는 사회에 대한 열망을 표출하지 않았나?”라고 되물으며 “정의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사라지면 내가 역사 앞에 죄를 짓는 것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지역 불균형 해소를 위해 지방 이전 기업에 세금 감면 등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의 ‘2단계 균형발전 정책’에 대한 대선 후보들의 무관심을 비판하며 “국회에 제출한 2단계 균형발전에 대해서 확실하게 지지해 주지 않는 사람한테는 그 사람이 누구든 한 표도 찍지 말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사실상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와 보수세력이 이번 대선을 ‘무능한 민주세력에 대한 심판론’으로 끌고가며, 참여정부의 핵심 정책인 ‘균형발전 정책’ 등을 총체적 실패로 규정하는 데 대해 반박하는 뜻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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