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특검’ 후보 누가 언급되나
정호영·이융웅·명노승·박재승씨 등 거론돼
정호영·이융웅·명노승·박재승씨 등 거론돼
청와대가 ‘이명박 특별검사’ 후보를 3일까지 추천해 달라고 대법원에 공식 요청함에 따라 누가 특검 후보로 추천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법원은 특검 후보를 2명 추천하도록 한 특검법에 따라 검찰과 비검찰 출신 변호사를 한 명씩 추천할 방침이다. 이름을 밝히지 말아 달라는 대법원 고위 간부는 “검찰과 비검찰 출신 변호사를 골고루 추천하는 게 특검법 취지에 맞다고 본다”며 “고등법원장 출신 변호사와 검사장급 출신 변호사를 한 명씩 추천하는 것을 목표로 후보들을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경준 전 비비케이 대표에 대한 검찰의 협박·회유 의혹에 대한 수사를 해야 하는 점을 고려해, 검찰 출신이 아닌 인사들만 추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법원은 또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와 같은 대학 출신이거나, 같은 고향인 경북은 물론 호남 출신 변호사도 가급적 후보군에서 제외한다는 방침이다. 또다른 대법원 고위 간부는 “이번 특검은 국민들이 볼 때 공정성이 있어 보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정치적 논란을 피하기 위해 영·호남 출신 인사들은 가급적 피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고등법원장 출신으로는 정호영(사시 12회), 이융웅(사시 8회), 조용완(사시 4회), 송재헌(사시 4회) 변호사가, 검사장급 출신으로는 유창종(사시 14회), 정진규(사시 15회) 변호사 등이 거론된다.
삼성 특검 후보 추천 때 서울지방변호사회에서 가장 많이 추천된 박재승(사시 13회) 전 대한변협 회장은 이번에도 특검 후보로 추천됐다. 박 전 회장이 한나라당의 정치적 압박은 물론 검찰의 반발도 잘 견뎌낼 수 있는 적임자라는 것이다. 그러나 대법원은 그가 호남 출신인데다 참여정부 쪽 성향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는 이유로 특검 후보로 부적합하다고 보고 있다. 대법원 관계자는 “여기저기서 박 전 회장을 추천했지만, 정치적 편향성 시비가 벌어질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있어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번 특검에 검찰 출신보다는 법원 출신 변호사가 적합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조영선 사무차장은 “특검은 정치적 외압을 차단하고 외풍을 막아서 수사를 잘 하도록 해주는 구실을 해야 한다”며 “검찰 고위 간부 출신들은 과거에 정치적인 수사를 많이 해봤기 때문에 이번 사건을 정치적으로 대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법원 간부는 “검사 출신은 물론 판사 출신들도 이런저런 이유로 정치적인 이해관계에서 자유로운 인사들이 적어 후보 선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박현철 김지은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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