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통령 “지난날 국가권력 잘못 사과”
노무현 대통령은 24일 울산 국민보도연맹 사건을 비롯해 과거 국가권력이 자행한 불법행위에 대해 포괄적으로 사과하고, 과거사 진실규명 작업이 앞으로도 지속돼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울산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울산 국민보도연맹 사건 희생자 추모식’에 보낸 영상메시지를 통해 “58년 전 국민보도연맹 사건은 우리 현대사의 커다란 비극으로, 좌우 대립의 혼란 속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보도연맹에 가입되었고 6·25 전쟁의 와중에 영문도 모른 채 끌려가 죽임을 당했다”며 “대통령으로서 국가를 대표해 지난날 국가 권력의 잘못으로 희생되거나 피해를 입으신 모든 분들과 유가족에게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울산 국민보도연맹 사건은 한국전쟁 발발 직후인 1950년 8월 군과 경찰이 이 지역 보도연맹원 407명을 10여 차례에 걸쳐 집단 총살시킨 사건으로, 진실화해위원회 조사로 진실규명 결정이 내려졌다.
노 대통령은 또 “과거사 정리는 우리의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일이다. 진실을 밝혀 억울한 분들의 맺힌 한을 풀고 훼손된 국가권력의 도덕성과 신뢰를 회복하자는 것이다”라며 “아직도 의혹이 있는 사건이 있다면 그 진실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과거사 진실 규명은 새정부 들어서도 지속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이 개별 과거사 사건에 대해 공식 사과한 것은 2003년 10월 제주 4·3사건 이후 두번째고, 국가권력의 불법행위에 대한 포괄적 사과는 이번이 처음이다.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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