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통일 후보, 국민이 동의하는 대북정책 추진 밝혀
“모든 국민이 동의할 수 있는 방법으로 대북정책을 추진하겠습니다.”
통일부 장관으로 내정된 김하중(사진) 주중대사는 3일 “시대와 환경 여건에 따라 일을 해나갈 것”이라며 “새 정부의 글로벌 코리아와 실용주의, 비핵개방 정책을 고려해 절대 무리하지 않고 모든 국민이 동의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그는 “2000년 김대중 당시 대통령을 모시고 평양 백화원 초대소에 묵었을 때 울음이 복받쳤다”며 “북한에 대해선 사랑하는 마음을 갖고 일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을 생각하면 가슴이 찢어지고 눈물이 난다”며 “당시 초대소에서 하느님이 북한에도 축복을 내려 번영한 나라가 되고, 우리 민족의 통일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달라고 무릎 꿇고 기도했다”고 말했다.
그는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대북 햇볕정책과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이 다르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인사청문회에 가서 얘기하겠다”며 “대통령의 방침이 있고, 나의 소신도 있으니 답변을 들으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탈북자 문제에 대해선 “주중대사로 부임해 탈북자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방침을 바꿔 430여 차례에 걸쳐 탈북자를 수용해 거의 모두 한국으로 보냈다”며 “이를 보면 이 문제에 대한 나의 소신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우회적으로 답했다.
그는 통일부 장관 내정자로서 북한을 잘 알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의식한 듯, 주중대사로 일하면서 북한 쪽과 많은 접촉을 했다며, 이런 경험이 업무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핵 6자회담에 간여하면서 주중 북한대사와도 여러 차례 만났다”며 “2005년 9·19 공동성명 발표 당시 김계관 외무성 부상 등 북한 대표단과 함께 폭탄주를 돌려 마시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입각에 대한 중국의 반응에 대해선 “중국은 자기를 잘 아는 사람이 한국 정부에 들어가는 것을 반기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외교가에서 대표적인 중국통으로 꼽히는 그는 “중국통이란 중국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며 “중국에 애착을 갖고, 중국을 이해해야만 중국인들로부터 깊은 얘기를 들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에서 인연을 맺은 80여명의 중국인 지인들을 위해 매일 기도한다며, 그 가운데 5명은 현직 장관급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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