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방미 이모저모
이명박 대통령은 미국 순방 둘쨋날인 16일 오전(한국시각 16일 밤) 뉴욕 유엔본부에서 반기문 사무총장과 공식 면담을 했다.
이 대통령은 30분 남짓 이뤄진 자리에서 “유엔이 분단된 한반도에서의 핵과 북한의 인권문제, 특히 탈북자 문제에 대해서도 깊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요청했다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에 반 총장은 “유엔고등판무관실과 논의해 유엔헌장이 규정한 자유와 인권을 탈북자들도 보장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반 총장은 탈북자를 영어로 ‘난민’(refugee)이라고 표현했다.
최근 남북관계와 관련해 반 총장은 “한국의 새 정부가 (북한에) 인내심을 갖고 신중히 대응하고 있는 것을 높이 평가한다”며 “최근 상황이 남북관계가 직접대화가 어렵지 않겠느냐는 ‘오해’를 사고 있는 것 같은데, 남북대화, 특히 (남북) 정상간 논의가 조화롭게 이뤄지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7월 초 한국을 공식방문할 때 남북문제에 대해 좀더 구체적인 논의를 하겠다고 밝혔다.
반 총장은 “한국이 유엔에서 더 많은 역할을 할 것을 기대한다”고 주문했고, 이에 이 대통령은 “새 정부가 공적개발원조(ODA) 증대, 유엔평화유지활동(PKO)에 지속적으로 참여해 국제사회의 공동번영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대화에서 이 대통령은 한국말을, 반 총장은 관례에 따라 영어를 쓰고, 통역이 배석했다. 반 총장은 이날 맨처음 배석한 직원들을 소개하면서 영어와 한국어를 순차적으로 언급했다. 소개가 끝난 뒤 반 총장은 이 대통령에게 “개인적으로는 한국말을 쓰겠지만 양해해 주시면 영어로 하겠다”고 말했고, 이 대통령은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한다”며 이해를 표시했다. 그러자 반 총장은 영어로 이 대통령에게 “오늘 내 조국 대통령이 유엔을 방문해 주셔서 개인적으로나 외교적으로 환영하고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인사했다.
이에 앞서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현지시각) 뉴욕 증권거래소(NYSE)를 방문했다. 이 대통령은 던컨 니더라우어 뉴욕 증권거래소 유로넥스트 회장과 면담한 자리에서 “한국 정부는 모든 규제를 없애고 있고, 세계 모든 기업들이 오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한국의 변화를 알려주고 싶어서 이곳에 왔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객장 1층 벨 포디움으로 가서 오전 9시30분 정각에 뉴욕증시 개장을 알리는 개장벨을 울렸다.
앞서 순방 첫날인 15일 오후 이 대통령은 ‘차세대 동포와의 대화’, ‘동포 리셉션’, ‘코리아소사이어티 만찬’ 등 3개의 행사를 이어 나가는 등 숨쉴틈 없는 강행군을 했다.뉴욕/권태호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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