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도착 손 안 흔들어
올림픽 개막식 참석 시사
올림픽 개막식 참석 시사
이명박 대통령은 27일 중국을 방문하면서, 중국이 쓰촨성 지진으로 국난에 빠져 있는 것을 크게 염두에 뒀다.
이 대통령 일행을 태운 공군1호기는 이날 오후 1시(한국시각 오후 2시)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 도착했고, 이 대통령은 트랩 위에서 영접 나온 환영객들을 위해 손을 흔들지 않은 채 곧바로 계단을 내려왔다. 청와대 관계자는 “중국이 지진으로 대재앙을 맞고 있는 상황에서 손을 흔드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판단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후진타오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도 “한국 사람은 좋은 일도, 어려운 일도 함께한다”며 쓰촨성 지진 피해자들에 대한 깊은 애도의 뜻을 표했다. 이어 “올림픽 개막식은 좋은 일이니까 함께하고 싶다”고 말했다. 후 주석도 한국이 쓰촨성 구호 복구에 힘쓴 것에 대해 감사하며, “중국에서는 어려움이 있을 때 진정한 정리(情理)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정상회담이 끝난 뒤 진행된 기자회견에서는 특유의 유머 감각을 발휘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회견 첫머리에 중국과 한국의 가까움을 소개하면서 “한국에서는 청도(칭다오)에서 새벽에 닭이 울면 인천에서 그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후진타오 주석을 처음 뵙지만, 회담을 하면서 오랫동안 알고 지내던 친구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운을 뗀 뒤, 옆에 앉은 후 주석에게 고개를 돌리며, “후 주석께서도 그리 생각하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해 폭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후 주석은 “저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베이징/권태호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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